|2026.03.03 (월)

재경일보

[김재범의 부동산경매]부동산경매에 대한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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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지지옥션 팀장
▲김재범 지지옥션 팀장
요즘 부동산경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경매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된 양상을 보여 이미 경매로서의 최대 매력인 ‘저렴한 가격’이라는 의미는 퇴색됐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8월 한 달간 서울에서 낙찰된 아파트 경매사건은 총 241건이고 이중 17%가 넘는 42건이 감정가격 이상으로 낙찰됐다. 아파트 경매에 대한, 그것도 서울이라는 특정지역에 대한 통계만으로 경매시장 전반을 판단하기에는 적지 않은 무리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과열’을 주장하는 근거로는 손색이 없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열의 원인은 역시 수요의 증가다. 경매시장에서 수요의 증가는 입찰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2000년대 초반 민사집행법의 제정은 경매의 대중화에 불을 붙였고, 이후 인터넷을 통해 정보취득이 용이해졌다는 점과 재테크에 대한 폭발적 관심이 기름을 부었다.

이러한 경매의 대중화는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경매, 더욱이 대중화는 한국사회와 정서적으로 부합되지 않는 면도 있다. 어려운 이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듯 보이는 외형 때문일 터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다. 과연 경매는 냉혹한 자본주의가 낳은 무정(無情)의 산실일 뿐일까?

부동산경매는 법원에서 채무자의 부동산을 압류한 다음 강제로 매각하여 그 대금으로 채권자의 금전 채권을 충당하는 절차다. 경매라는 제도가 없다면 채무자가 임의로 채무를 변제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렇게 되면 개인은 물론 은행에서 조차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금흐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금은 혈액에 비유된다. 혈액순환이 잘 돼야 인간의 몸이 건강한 것처럼 자금의 흐름이 원활해야 국가가 건강하다. 결국, 국가의 건강을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제도가 경매제도인 셈이다.

국가차원의 대의적 명분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에게 너무 큰 금전적 손실을 초래하는 게 아니냐는 지극히 인간적인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경매로 매각되는 부동산의 시세보다 채무자가 빌려 쓴 돈이 더 많은 경우가 경매사건의 대부분인 점으로 볼 때, 채무자는 경매의 이해관계인 중 금전적으로 이익을 본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만약 부동산의 가격보다 적은 돈을 빌려 썼다면 그 부동산이 경매로 매각되는 사태를 방관할 채무자는 아무도 없다. 급매로라도 처분하여 채무를 변제하고 남는 돈으로 최소한의 생활을 준비할 것이다. 담보가치 이상으로 금전을 빌려 썼고, 그래서 부동산을 매각해도 그 대금으로 채무를 전부 변제할 수 없기 때문에 경매를 방관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매를 당하는(?) 채무자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의 건강은 남의 일이고 담보가치 이상의 돈을 빌려 쓴 사실은 과거의 일이다. 때문에 경매의 대중화는 과거 밀림을 지배하던 사자의 사체를 두고 벌이는 하이에나들의 축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를 감성적 잣대로만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경매의 대중화는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에도 채무자를 이롭게 한다. 경매가 대중화 됐다는 말은 입찰자가 많다는 말이고 입찰자가 많다는 말은 가격, 즉 낙찰가의 상승을 의미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담보물 매각으로 채무자의 채무가 전부 변제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봤을 때 낙찰가의 상승은 채무자의 잔여채무가 준다는 의미인 동시에 채권자가 그만큼 많은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듯 부동산경매 제도는 국가경제와 채권자는 물론, 채무자 또한 이롭게 하는 유익한 제도다. 아직도 감성적으로는 부동산 경매제도를 용인할 수 없는가? 그렇다면 그 감성으로 돈을 빌려주고도 받지 못하는 채권자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 보자.

 

김재범 지지옥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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