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우리나라 해안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를 세계 1위로 올려놓은 주범이다. 이것은 결코 수거할 수 없고 절대 분해되어 사라지지 않는 상태로 바다생태계와 수산자원에 하얀 재앙이 되고 있다.
이 재앙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사실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연간 사용량도 알지 못하던 때인 2010년부터 15년에 걸친 지난한 시민사회와 연구소, 정부의 노력이 있었다. 5천 5백만 개에 달하는 부표 중 스티로폼 부표를 오래가는 인증 부표로 교체하는 사업으로 사용량이 확실히 줄어들었고, 사용 후 폐기해야 할 부표를 100%의무적으로 반납해야 하는 제도, 그리고 어업인들의 자율회수를 지원하는 사업까지 우리 해안에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해양수산부의 예산으로 해양환경공단과 시민단체들이 함께하는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데이터는 2008년 조사 첫해부터 100종류의 쓰레기 분류 중 가장 개수가 많아 악명을 떨쳤던 대형 스티로폼 부표가 2022년 드디어 10위권 밖으로 완전히 밀려난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책의 성공은 눈에 보이는 대형 쓰레기를 줄이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2018년부터 조사하기 시작한 ‘스티로폼 파편’ 쓰레기는 현저히 늘어나고 있고, 그 파편의 주인공이 대부분 스티로폼 부표라고 추정한다.
이는 정부의 정책에서 맹점이 있었던 탓이다. 정부는 기존에 어업인들이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허용하고, 수명이 다해 새로 교체할 때만, 즉 신규 부표를 설치할 때만 인증 부표 지원금을 보태주었다. 사용 중인 것, 설치한 것 중 탈락한 것, 그리고 떠다니다가 해안선 어딘가에 밀려든 것들은 지금도 스티로폼 조각을, 더 나아가 미세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중이다. 이것이 바닷가가 하얗게 되는 이유이다.
정부는 스티로폼 부표 문제 해결을 위해 인증 부표 교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계획했던 올해 내 모든 스티로폼 부표 교체 목표 달성은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시중에는 400종이 넘는 인증 부표가 유통되고 있다.
인증 부표가 만능은 아니다. 이 또한 플라스틱 재질이 대부분이며 폴리머(polymer)의 종류도 다양해서 재활용이 안 된다. 교체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해안에 쓰레기로 발견되거나, 깨져서 바다 밑에 가라앉아 수거가 더욱 어려운 문제점도 발견된다.
그래도 당초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티로폼 부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해안에서 다시 눈처럼 쌓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다의 비명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과학적 데이터와 기술에 기반한 해결책이 마련된 지금,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어업인의 협력, 그리고 시민의 지지가 더해진다면 이 '하얀 재앙'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다. 우리 바다 본연의 푸른 빛을 찾기 위한 행동,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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