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홍선욱
홍선욱 해양쓰레기 전문 비영리 독립 연구소인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대표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우리나라 해안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를 세계 1위로 올려놓은 주범이다. 이것은 결코 수거할 수 없고 절대 분해되어 사라지지 않는 상태로 바다생태계와 수산자원에 하얀 재앙이 되고 있다.

이 재앙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사실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연간 사용량도 알지 못하던 때인 2010년부터 15년에 걸친 지난한 시민사회와 연구소, 정부의 노력이 있었다. 5천 5백만 개에 달하는 부표 중 스티로폼 부표를 오래가는 인증 부표로 교체하는 사업으로 사용량이 확실히 줄어들었고, 사용 후 폐기해야 할 부표를 100%의무적으로 반납해야 하는 제도, 그리고 어업인들의 자율회수를 지원하는 사업까지 우리 해안에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해양수산부의 예산으로 해양환경공단과 시민단체들이 함께하는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데이터는 2008년 조사 첫해부터 100종류의 쓰레기 분류 중 가장 개수가 많아 악명을 떨쳤던 대형 스티로폼 부표가 2022년 드디어 10위권 밖으로 완전히 밀려난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책의 성공은 눈에 보이는 대형 쓰레기를 줄이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2018년부터 조사하기 시작한 ‘스티로폼 파편’ 쓰레기는 현저히 늘어나고 있고, 그 파편의 주인공이 대부분 스티로폼 부표라고 추정한다.

2018년 통영 폭풍우가 지나간 다음날
2018년 통영 폭풍우가 지나간 다음날

이는 정부의 정책에서 맹점이 있었던 탓이다. 정부는 기존에 어업인들이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허용하고, 수명이 다해 새로 교체할 때만, 즉 신규 부표를 설치할 때만 인증 부표 지원금을 보태주었다. 사용 중인 것, 설치한 것 중 탈락한 것, 그리고 떠다니다가 해안선 어딘가에 밀려든 것들은 지금도 스티로폼 조각을, 더 나아가 미세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중이다. 이것이 바닷가가 하얗게 되는 이유이다.

정부는 스티로폼 부표 문제 해결을 위해 인증 부표 교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계획했던 올해 내 모든 스티로폼 부표 교체 목표 달성은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시중에는 400종이 넘는 인증 부표가 유통되고 있다.

인증 부표가 만능은 아니다. 이 또한 플라스틱 재질이 대부분이며 폴리머(polymer)의 종류도 다양해서 재활용이 안 된다. 교체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해안에 쓰레기로 발견되거나, 깨져서 바다 밑에 가라앉아 수거가 더욱 어려운 문제점도 발견된다.

그래도 당초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티로폼 부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해안에서 다시 눈처럼 쌓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다의 비명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과학적 데이터와 기술에 기반한 해결책이 마련된 지금,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어업인의 협력, 그리고 시민의 지지가 더해진다면 이 '하얀 재앙'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다. 우리 바다 본연의 푸른 빛을 찾기 위한 행동,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

홍선욱 해양쓰레기 전문 비영리 독립 연구소인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대표
홍선욱 해양쓰레기 전문 비영리 독립 연구소인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대표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