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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를 가장 빠른 속도로 벗어나고 있는 나라로 한국을 높게 평가하는 외신보도들을 접하면서 위기 때마다 많은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한 우리 국민의 저력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된다. 가깝게는 97년의 외환위기에서부터 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 그리고 무엇보다 6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에 미치지 못했던 헐벗고 굶주렸던 가난의 역사를 지난 역사로 돌리며 여기까지 달려왔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던가? 여러 가지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한 마디로 정리해보자면 우리 국민들의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불굴의 의지와 ‘잘 살아보겠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함께 달려온 결과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세계경제가 이번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의 경기회복 패턴과 관련해서 'U자형(완만 회복)’ ‘W자형(이중침체)’ ‘L자형(침체장기화)’ ‘V자형(급속회복)’ 등으로 의견들이 다양하다. 분명한 것은 지난해 드리워졌던 어두운 그림자를 벗고 이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우리 국민들에게 견고하게 자리 잡았다는 점이라 하겠다. 이러한 경제주체들의 인식을 기반으로 하여 경기회복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견인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단기적인 경기회복과 더불어 장기적인 한국경제의 방향을 정립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점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단기와 장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회복과 더불어 지속성장을 위한 원동력을 함께 키워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속성장을 위한 일관된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비전에 포함되어야 할 핵심 컨텐츠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이는 지금까지 우리경제의 강점으로 작용하거나 강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던 ‘내부성’의 효율화를 넘어서는 ‘외부성의 효율화’를 강화하는 일이며, 열린 네트워크, 사회적 자본의 확충에 모두가 눈을 뜨는 일이다.
기업생태계의 관점, 제조 아키텍처의 관점에서 우리경제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발전과 후퇴의 기로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중국 BYD의 전기자동차 관련기사에서 나타나듯 중국경제의 성장발전 속도는 지난 우리 경제 못지않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 역시 지난 10여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주춤거리는 경제로 인해 얼마 전 정권이 바뀌기도 하였지만 우리의 경우 일본에 비해 기업간 가치사슬에 있어서는 틈새가 벌어져 있으며, 이점에서 틈새경쟁력, 인터페이스의 정밀도를 높이는 연결경쟁력의 수준을 여하히 높이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의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인자가 되고 있다.
기업의 연결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기업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완성업체와 부품·소재기업간의 협력의 형태로 증대되어 왔다. 기업 내부만이 아니라 외부와의 관계, 기업 내부성만이 아니라 기업간 연결관계에서 오는 외부성의 효율화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가치사슬 전반이나 1차에서 2·3차 벤더로의 협력으로 부품·소재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 점에서 외부성에 관한 철학적 인식이 더욱 깊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완성업체나 대기업, 중소기업에 국한된 과제가 아니다. 이들 기업과 더불어 국민, 정부, 소비자, 시민단체, 언론·방송, 지식인, 정치인 등 각계각층의 인식의 정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인식수준을 내부만이 아니라 외부와의 관계를 중시하며,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과제는 이러한 제조 내지는 연결경쟁력만이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을 한 차원 높이는데 매우 중요한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물론, 우리 경제는 아직도 내부적 효율성을 높여 나갈 부문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의 유연성을 더욱 높여 나가는 것이 그러하며, 자유주의에 기초한 시장경제가 더욱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 역시 그러하다.
그러나, 이러한 필요조건만이 아니라 지금은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충분조건, 특히 외부적 효율성에 대해 눈을 크게 떠야 한다. 네트워크 경제가 이미 도래하였는데, 다른 기업과의 관계가 아니라 자신들 기업 내부만을 들여다 본다거나, 노동자와 경영자 각각이 이들 상호관계가 아니라 자기들의 세계만을 바라본다거나, 지식인이나 정치인들이 변화하는 세계와는 동떨어져 자신들의 이념에 계속 함몰되어 있다거나, 언론·방송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우리 사회의 공유인식을 현 수준에 머물게 하거나 갈등을 양산, 발전을 제약할 경우 우리 경제는 ‘근시안(Myopia)'의 함정에 빠져 성장의 한계에 봉착하며 지속성장의 길 바깥에서 방황하게 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제 눈을 크게 떠서 더 멀리, 내부만이 아니라 바깥세계를 바라보며, 독생(獨生)을 넘어 통섭·융합하는 데서 더욱 높은 생산성을 실현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 하드웨어, 물적·인적 자본에서 소프트웨어, 사회적 자본의 확충으로 인식의 지평을 넓혀나갈 때 지속성장의 길, 높은 수준의 균형, 선진한국경제 창조의 길을 걷게 되리라 확신한다.
강호영 한국경제연구원 전문위원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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