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김준성의 직업평론]무상성(無償性)과 유상성(有償性)

김준성 연세대 직업평론가

조선백자(白磁)를 만든 도공들은 돈을 많이 벌었을까? 또 고려청자(靑瓷)를 만든 고려의 도공이란 직업인들은 돈을 많이 받았을까? ‘아니다.’ 이들은 돈보다는 예술적인 가치를 더 추구한 흔적들이 보인다. 이들  고려와 조선 도공(陶工)들은 돈만을 위해서 자기분야에서 일하지는 않았다.

무상성(無償性)은 일을 하고나서 돈으로 값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 이에 비하여 유상성(有償性)은 일을 하면 반드시 대가로 돈이 주어지는 상황을 말한다. 인간은 유상성과 무상성을 추구하면서 일한다.

특히 무상성으로부터 더 큰 기쁨을 체험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자원봉사의 일을 하거나,  대가없이 만나는 맑은 공기를 접하거나, 사랑을 위한 데이트를 하고, 아름다운 단풍을 보면서 인간은 무상성의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한국 경주에 작품성이 높은 다보탑과 석가탑은 만들어진 것이다. 그 미학적인 자태를 자랑하면서 말이다. 

인간의 무상성으로부터의 기쁨 추구정신으로 인하여 1983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인도의 타지마할은 만들어졌다. 지금의 인도지방인, 당시 무굴제국 자무나(Jamuna) 강가에서 왕비의 묘로 왕 샤자한이 만들었다. 왕비를 사랑해서 하루 2만여명의 일하는 사람이 동원됐다. 그토록 아름다운 인도의 타지마할은 왕의 뮴타즈 마할 왕비에 대한 진한 사랑의 다른 표현이다. 물질만을 바라고 유상성의식으로 타지마할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사랑이라는 무상성의 증표로 타지마할 같은 아름다운 작품이 만들어 진 것이다. 800 채의 집, 9999개의 방이 존재하는 중국의 자금성은 유네스코에서 1987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명청(明淸) 시대의 궁궐이다. 이 궁궐도 건축기술자들의 수고에 대한 대가가 다주어진 것은 아니다. 일부 유상성에 일부 무상성의 정신이 가민 된 작업 후에 나온 작품이다.

샤자 한 이라는 무굴제국의 왕이 돈을 벌기 위해서 이 작품을 만든 것인가. 아니다. 무상성의 즐거움, 왕후(王后)와의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그는 이런 대작품을 만든 것이다. 무굴제국은 인도라는 나라의 지난 이름이다. 인도는 무상성의 즐거움을 체험하게 하는 유물들이 많은 나라다.

인간 세상에는 대가(代價)가 금전적으로 주어지지 않는 가운데 파생하는 즐거움도 많다. 아기의 미소, 잔잔한 아름다운  바다의 수평선. 이런 것은 무상성의 즐거움을 준다. 웃는 아이의 미소로부터 얻게 되는 기쁨은 크다. 이런 것들은 값을 매기기를 힘든 것들이다. 무상성의 그 가치(價値)는 유상성의 가치로부터 얻는 것보다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유상성(有償性)은 문자 그대로, 자기 직업에서 일한 대가가 화폐로 표현되는 대가가 주어지는 것. 이것은 물질주의를 동반한다. 세상의 직업은 대부분 유상성의즐거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무상성의 즐거움만을 주는 직업은 자본주의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모든 직업은 유상성을 기초로 자리하게 된다. 물질적인 대가가 주어져야 일하는 사람들이 의욕을 더 강하게 갖고 일에 임하게 된다. 완전한 무상성의 직업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상성과  무상성을 동시에 지닌 직업들은 다수 존재한다.

소설가, 시인 이런 직업은 금전적인 보상이 적은 저 유상성, 고 무상성의 직업이다. 물론 소설, 시집이 히트를 하면 더 많은 금전적인 보상을 받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특별한 상황에서만 파생한다. 시집, 소설이 베스트 셀러가 돼야만이 가능한 일이다. 소설 중에는 베스트셀러가 되지는 못하였지만 그의 작품이 영화화 되어서 영화소비자들의 호평(好評)을 받아서 기백만의 관객을 극장으로 모으게 되면 상당한 저작료를 받는 경우도 물론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다.

공해를 예방하는 일에서 성공하는 것은 회사에서 호평을 받고 높은 유상성인 좋은 보수를 유발하기도하지만, 이것 못지않은 정신적, 보이지 않는 무상성의 기쁨을 제공하게 된다. 자기가 한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해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을 하게 되어서 유익을 준다.

자기 직업을 통해서  물질적인 추구만을 해서는 가치가 크지 않다.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유상성을 추구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울러 무상성으로부터의 기쁨을 얻는 것도 추구해야 할 가치다.

인간은 다양한 직업을 갖고서 세상에서 행복을 만들어 간다. 자기가 택한 직업의 종류에 따라서 현대인들은 높은 유상성으로 물질적인 보상 받기도 한다. 그러나 유상성의 정도는  높지 않지만 스스로, 혹은 타인들에게 큰 무상성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직업들도 많다. 이를 테면 등대지기 같은 직업이 이런 유형의 직업이다.

외로운 섬에서 난파(難破)를 예방하기위한 빛을 비춰주는 바다 등대지기는 높은 유상성은 제공받지는 못한다. 그러나 본인이 고독과 투쟁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존재하지만, 높은 무상성의 기쁨은 얻을 수 있는 직업이다. 이런 시각으로 유상성과 무상성의 정도를 측량해서 직업을 선택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현대의 직업인들은 각각 자기 일에 몰입(沒入)하면서, 미흡점이 없지 않겠지만  자기의 지금의 직업 상황에서 자족(自足)하면서 항해하는 것도 인생에서 나름 성공하는 하나의 지혜가 되지 않겠는가. 고려청자를 만든 도공, 조선의 백자를 만든 도공들의 직업 의식 속에는 높은 유상성 보다는, 무상성추구의지가  강하지 않았을까.

돈은 적게 받아도 작품성 높은 도자기를 만들려는, 무상성으로부터 얻게 되는 기쁨을 추구하고자 하는 비물질적인 직업의식으로 인하여 오히려 수준 높은 도자기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김준성 연세대 생활관 차장/직업 평론가(nnguk @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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