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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다는 말 이외에는 일체 건강의 대해서 언급을 안 하시는 바람에, 어머니가 혹 어디 불편하시지는 않은지 걱정을 하게 된 딸이 있었다. 그때에 옆에서 아주 흥미로운 조언을 해준 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어머니가 자주 가시는 미용실에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뜬금없이 왜 미용실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와 관련해 미국 오하이오州의 콜롬버스市에서 40명의 미용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있다. 응답자의 80% 이상은 어르신들이 자주, 또는 매번 미용실에 오실 때마다 고민거리나 문제들을 나누신다고 밝혔다.
응용 노인학 저널에 소개된 이 연구를 진행한 오하이오 주립대 사회복지학과의 앤더슨 조교수는 “미용사들은 연세가 있으신 고객들이 우울증, 치매, 자기방임 등과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설문조사에서 85% 정도의 미용사들은 어르신 고객과의 관계를 “가깝다” 또는 “매우 가깝다”로 표현했고, 72%는 이러한 고객에게 있어 자신의 역할은 “가족”과 같다고 응답했다.
75%가 넘는 미용사들은 어르신 고객들이 건강과 가족 문제에 대해서, 그리고 반 이상은 고객의 우울증이나 불안증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을 들은 경험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접해 들었을 때, 대부분의 미용사들은 문제에 대한 공감을 하고, 하소연을 들어주고 또 기운을 북돋아 주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에는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문제에 대한 적합한 해결책을 찾기에 필요한 정보나 지역사회에서 이용 가능한 자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미용실은 주로 한 군데를 정하여 정기적으로 방문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며 자신의 머리를 담당해주는 미용사와 자연스레 친분이 쌓이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대부분 파마나 염색을 하기 때문에, 한번 미용실에 가면 적지 않은 시간을 소요하게 된다. 독서를 하거나 고개를 앞뒤로 끄덕이며 눈을 붙일 수도 있지만 자칫 지루하기 쉬운 그 몇 시간을 머리를 만져주는 미용사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면 재미도 있을뿐더러 시간도 빨리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직업의 특성상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는 미용사들은 어떠한 주제가 나와도 항상 할 얘기가 있고, 우리가 무슨 얘기를 하든지 그것이 마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 것처럼 귀를 쫑긋해서 귀담아 들어주곤 한다.
반면에 우리는 어떠한가? 바쁘다는 핑계로 어르신이 정작 우리와 이야기하고 싶을 때는 모른척하다가 문제가 있다 싶을 때에야 비로소 대화를 시도하지는 않았는지 돌아 보자. 어르신이 마음을 열지 않는 것에 대해 서운하게 생각하기 이전에 그러한 상황은 결국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미용사에 관한 자료를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미용사들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의료 기관, 필요에 따라 건강 상태를 개선시킬 수 있는 건강 식품, 집으로 직접 방문하여 돌봐드리며 정서적, 신체적 도움을 드리는 홈케어 서비스 등과 같이 어르신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어르신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 우선은 가족이면 더 좋았을 것이지만 말이다.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또는 여유 있게 앉아서 속 깊은 얘기를 할 시간이 없어서, 또는 그 어떠한 이유로 인해 어르신과의 대화에 벽이 생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정보의 공유도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어르신이 머리를 하시며 몇 시간에 불과한 짧은 시간에 마음의 문을 열고 솔직한 얘기를 나누는 것처럼, 집에서도 가족과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동일한 안정감과 신뢰감을 드리는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닐까 싶다.
박은경 (주)시니어파트너즈/홈인스테드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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