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헐값에 매각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9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이강원 부장판사)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와 결탁해 외환은행을 헐값에 팔아넘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에 대해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또 함께 기소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의 배임 혐의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변 씨가 외환은행을 현저히 불공정한 가격으로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매각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해야 하는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매각 결정 지위에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또 "공무원이 임무를 어기고 제삼자에게 이익을 취하게 해 국가에 손해를 입혔다면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지만, 금융기관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직무에 적합하다는 신념에 따라 내부 결제를 거쳐 시행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책 선택과 판단의 문제일 뿐 배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헐값매각 여부는 정책적 판단과 선택의 문제로 판단된다"며 "외환은행 이사회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신주를 발행했고 이 과정에서 이 전 행장과 이 전 부행장이 론스타의 신임을 얻으려고 회계정보를 조작했다고 볼 증거가 없어, 신주발행가가 경영적 판단을 넘어선 현저히 낮은 가격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변 전 국장과 이 전 행장이 국가 및 대주주인 수출입은행, 코메르츠뱅크로부터 각각 외환은행 매각업무를 위임받은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에 배임죄의 주체가 아니라는 1심 판결을 수용한 셈이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행장이 4억여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납품업자에게서 6천만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6개월에 추징금 1억5천여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변 전 국장 등이 지난 2003년 론스타 측과 공모해 외환은행 자기자본(BIS) 비율을 저평가하고, 부실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정상가보다 3천443억∼8천252억 원 낮은 가격에 은행을 매각한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무죄 선고 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매각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지만, 전체 틀에서 엄격하게 봤을 때 배임 행위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임 혐의만 무죄를, 이 전 행장의 일부 다른 혐의에 대해서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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