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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법이?!] 출산율 저하로 국가 소멸론까지 들먹거려지는 세상이다. 국가 소멸이 당대에 벌어질 일이 아니란 이유로 체감도는 비록 낮지만 후대에 물려 줄 미래가 적잖이 두렵다. 출산장려를 위해 장려금, 산전산후 지원, 육아지원, 다둥이 가정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당사자들에게 감동을 주진 못하는 듯하다. 합계 출산율 그래프의 화살표는 몇 해 째 땅을 향하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법으로 강제하던 나라가 있었다. 옛 소련이다. 1941년 소련최고회의간부회는 스탈린의 지시로 새로운 세법을 도입했다. 이른바 ‘무자식세’다. 아이가 없으면 월급의 6%를 징수하는 법이다. 20~50세 남성과 20~45세 기혼 여성이 징수 대상이었다. 특히 남성은 독신에게도 징수함으로써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았다. 기원전 1세기 경 로마에서도 시저의 후계자 아우구스투스가 비슷한 법을 시행한 적이 있었다. 법으로 나라가 국민에게 결혼을 강제하고 출산을 강요한 것이다.
이 세법은 나치 독일이 소련 침공 후 5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공포된 것으로 전쟁으로 인해 인명이 대량 살상될 것을 예측하고 만든 법이다. 강성대국을 위한 인구 확보차원에선 일면 타당하지만 사적 영역까지 통제한 과도한 입법이다. 이 법은 전쟁이 끝나고 스탈린마저 죽었지만 끈질기게 살아남는 저력을 보였다.
일부 국민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결혼은 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를 했다가 아이가 생기면 그때서야 혼인신고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있었다. 공산주의 소련에서 ‘육아는 국가 몫’이란 생각이 만연해 개별 가정의 사정은 경시된 것이다. 통제된 국가의 획일적 법제 앞에 국민감정 따윈 고려되지 않았다.
이 법은 1991년 소련 해체와 함께 사라졌다. 잊혀 지는가 싶다가 얼마 전 망령처럼 되살아 날 뻔 해 러시아인들을 긴장시켰다. 2006년 러시아 하원은 인구감소 억제책으로 이 법의 부활을 재검토했고 신문에는 ‘애 낳을까? 세금 낼까?’란 제목으로 보도된바 있다. 다행이(?) 당시 푸틴 대통령이 ‘도의(道義)가 없는 악법’이란 주홍글씨를 달아 부활 논의를 일축했다.
대신 러시아는 네거티브가 아닌 포지티브 출산장려책을 쓰고 있다. 첫째 아이가 태어나면 1,800루불, 둘째가 나면 3,600루불을 매달 지급한다. 이 때문에 올 1~8월 출산율은 약간 상승했다. 그러나 인구 감소율을 넘어서진 못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돈을 매개로 출산율에 영향을 주겠다는 사고는 어쩐지 궁색해 보인다. 이보다 먼저 인문학적 기반 위에서 결혼과 출산의 진정한 가치를 알리는 데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하지 않을까.
유성호(문화비평 칼럼니스트)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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