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중매 산업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상파 TV광고가 허용되면서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TV광고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는 서너 곳 정도로 알려졌다. 이미 광고제작사를 선정해 광고 제작단계에 돌입한 회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V광고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결혼중매산업 시장규모=결혼중매 산업은 다양한 업태가 뒤섞여 있다. 신고제로 운영되는 국내 결혼중개업에는 듀오, 레드힐스, 닥스클럽, 선우 등과 같이 커플매니저가 중간에서 매칭을 하는 기업화된 중매업체와 결혼상담소(중개소), 인터넷만남사이트 등이 있다. 인터넷만남사이트 중에는 결혼중개업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잘 선택해야 한다.
결혼중매 시장은 법인이나 개인사업자 외 ‘나홀로 중매쟁이’가 많아서 시장규모를 계산하기 어렵다. 국내 시장은 어림잡아 회원 6만 여명에 800억 원 시장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시장 규모가 2006년 기준 회원 수 60만 명에 약 8,000억 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일본 인구의 3분의 1 수준인 국내 시장을 단순대비하면 대략 회원 20만 명에 3,000억 원대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앞으로 4배 정도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다. 이번 광고허용으로 상조업 같이 산업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선 TV 광고 허용은 보약이다.
▲광고·홍보 시장=지상파 방송광고 허용으로 업계 지형이 새로 짜여 질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본에서조차 지상파광고는 미풍양속에 저해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내수시장 활성화와 신규 종합편성 채널 밀어주기 차원이란 공방 속에 족쇄가 풀린 상황이다.
현재 기업화된 결혼정보 업체는 신문, 잡지, 지하철, 옥외광고 등 오프라인 매체와 인터넷 매체, 오버추어 등 다양한 유형의 광고를 통해 소비자와 만난다. 광고가 아닌 방법으로 소비자와 접점을 찾기란 힘든 업종 중 하나다.
2008년 듀오가 집행한 광고선전비는 매출액 대비 20%대인 30억원으로 비교적 큰 금액이다. 최근 들어선 후발업체가 광고를 늘리자 덩달아 기존 업체 광고물량이 대폭 증가했다. 대부분 업체가 매출액 대비 15~30%대 광고비를 쏟아 붓고 있는 실정이다.
‘홍보는 결혼정보업체 아킬레스건’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문제점이 많다. 특히 특별한 홍보거리가 없다 보니 엉터리 설문조사가 범람하는 실정이다. 업체와 계약을 하고 이를 그대로 받아 적는 일부 언론도 책임을 면할 순 없지만 먼저 무책임한 자료를 양산하는 업계 양심이 요구되고 있다. 엉터리 설문자료는 결혼의 가치를 왜곡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퇴출 1순위’다.
지난해 말에는 ‘회원 수 1위, 성혼 수 1위’라는 표현을 놓고 듀오와 선우가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문제제기를 한 선우는 듀오의 과장광고니 처벌해 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볼멘소리를 했다. 이 역시 원인은 홍보 소재 빈약에서 드러난 업계 치부인 셈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은 상태로 소비자에게 ‘철판 깐’ 얼굴을 내민다면 독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필요한 변화=현재 ‘결혼중개업관리에관한법률’에 의해 규제나 법 적용을 받는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비혼, 만혼시대가 되면서 관련 산업의 사회적 역할기능은 높아졌지만 인지도가 낮고 소비자 보호가 약한 상태. 결혼중개업 인증제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 설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이드라인은 소비자에게 서비스 내용을 명확히 하고 충분히 설명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아울러 과대광고금지, 계약·해지의 적정성, 개인정보 보호, 종업원에 대한 교육훈련 등에 대해 일정 수준을 요구하는 인증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결혼정보 업체를 대상으로 산업 전반에 관한 내용을 조사하는 작업과 이의 실무를 담당하는 관련 협회 구성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업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변화보다 업계가 자율적으로 움직여 준비태세를 갖추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작 업계 관계자들은 요지부동이다. 한국국제결혼중개업협회가 결성된 국제결혼 업계와 달리 국내 결혼정보 업계는 구심점이 없는 상태. 이 때문에 업계 현안을 알리는 목소리는 물론이고 표준화된 인력 양성이나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울러 결혼산업진흥법과 같은 산업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법안 제정에 힘을 쏟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여전히 동면에 취해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TV광고 허용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오로지 업계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유성호(문화비평 칼럼니스트)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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