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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공부는 열심히 해요. 하지만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요. 스스로도 많이 답답해하고 짜증도 많이 부려요"
한 엄마가 중학생 아이를 데리고 내원했다.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은 욕심이야 엄마, 아이 모두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나 노력에 비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공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고 있는지, 혹은 성적에 대한 마음의 부담은 너무 크지는 않은지 살펴야 한다.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지쳐있는 모양이었다. 이럴 때는 우선 아이와 대화를 해서 마음을 다독여서 다시 용기를 갖도록 해줘야 한다.
공부를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물어보았다. 공부를 하는 아이를 대할 때는 우선 성적에 대한 부담에서 비롯되는 학습에 대한 공포감이 없는지를 확인해줘야 한다. 그리고 공포감이 있다면 공포감을 이길 수 있는 심력(心力), 곧 마음의 힘을 키워줘야 한다. 아이는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가지고 있었다. 적절한 긴장감은 학업 능률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긴장감은 불면 혹은 다면, 소화불량을 유발하고 뇌로의 에너지 공급을 방해하여 머리를 흐리게 하고 암기력과 집중력에 방해를 준다.
따라서 긴장감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공부를 잘 할 수 있다’하는 자신감을 갖게 도와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누구나 그래. 대부분 사람들은 시험을 앞두고 떨리거든.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떨려도 안 떨려도 지금까지 공부해둔 것은 어디로 가는 게 아니잖아. 열심히 노력했으면 자신을 가져야 돼. 떨면서 시험을 치면, 불안한 마음에 공부한 것도 생각이 제대로 안 나지. 그러면 나중에 속상하잖아. 그러니 너 스스로를 믿어봐."
얘기를 듣고 아이가 마음을 바꿔먹는 눈빛이 보였다. 마음에 약간의 힘이 생기기 시작하면 조금 더 큰 힘을 주기 위해서 이제까지 꿈꿔온 꿈이나 인생의 계획이 무엇인지,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 본다. 꿈이 없는 아이라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차근 차근 찾아가도록 코치해주는 것이 좋다. 꿈을 찾아가는 과정도 상당히 재미있는 과정이 될 것이다. 공부를 하다가 힘들 때 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면 공부를 할 힘을 다시 얻을 수 있다. 아이가 스스로 자기 관리를 하도록 이끌려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정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꿈에 비해서 자신을 너무 작게 느낀다면 역경을 극복한 책을 읽어보거나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강영우 박사의 이야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강영우 박사는 중학교 때 실명하였고 뒤이어 모친과 누나를 잃었지만 굳은 의지로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였고, 미국 최초의 시각 장애인 박사가 되었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특별 보좌관이 된 분으로 자식에게도 꿈을 꾸고, 이것을 이루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여 두 명의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내었다. ‘장애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장애를 통하여’ 성공하게 된 이야기는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아이의 학업 능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체크해 보아야 한다. 체력적으로 불편한 것은 없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짜증을 줄이고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게 된다. 꾸준히 하는 좋아하는 운동이 있다면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아주 쉬워진다. 없다면 한두 가지 정도는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 운동은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생길 때 마다 이것을 풀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된다. 운동이 정 취미가 되지 않으면 음악, 독서 같은 것도 좋지만 간단한 스트레칭이라도 해서 몸에 있는 기혈이 두뇌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잘 순환되도록 해야 한다.
아침에 잘 일어나는지, 머리가 오전에 무거운지, 오후에 무거운지에 따라서 아이의 신체 상태를 전반적으로 판단해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침에 머리가 무겁다면 아이는 기가 부족하여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려 있거나, 심리적인 불안정 때문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또 오후에 머리가 무겁고 졸린다면 소화력이 약해져 있어 영양의 흡수가 안 좋아 혈이 부족한 상태일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서 적절한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체크하고 전자의 경우는 잠을 깊게 자고, 상쾌한 기분으로 깰 수 있도록 기를 보강하거나 마음의 안정을 도우며, 후자의 경우는 비위를 튼튼하게 하여 적체된 음식물을 내리고 소화력을 증강시키고 보혈하는 처방을 쓰게 된다. 또한 집중이 잘 안 되는 이유가 생각이 많아서인지, 피곤해서인지, 의지력이 약해서 인지도 체크해 보는 게 좋다. 각각의 경우에 따라서 코치해주어야 할 내용도 처방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학업을 도우기 위해서 많이 쓰는 처방이 총명탕(聰明湯)이다. 총명탕은 기본 구성은 원지, 석창포, 백복신 세 가지의 약이다.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처방으로 건망증을 치료하는데 오랫동안 먹으면 하루에 천 마디의 말을 외울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천 마디의 말을 외울 수 있다는 표현이 다소 과장되어 보이지만 암기를 많이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꿈과 같은 말일 것이다.
앞에서 상담을 했던 학생은 용기를 얻어 돌아가서 이후 성적이 올랐다며 기뻐하며 연락을 주었다. 내가 했던 것은 학생의 의지를 세워주고 공부를 하는데 체력적으로 불편한 것은 없는지 체크해 준 일 뿐이었다. 이후 끊임없이 노력하고 꾸준히 공부하는 의지력의 싸움은 결국 아이의 몫이다. 이 과정에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잡아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면 엄마도 함께 큰다고 한다. 부모의 수고를 아이들도 느낀다. 무엇을 이루어낼지 아직 알 수 없기에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되는 학생 시절, 그 출발의 자리에서 멋진 결과를 이루어내길 빌어본다.
조한진 원장(인애한의원 목동점)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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