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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토지와 건물에 별도의 권리가 인정된다. 소유권뿐만 아니라 근저당권이나 전세권 등 기타의 권리도 별도로 설정이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경우는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이 동일인에 속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의외로 많다. 생각해 보면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말은 흙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 입지의 사용가치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일 터다.
그런데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에 타인의 건물이 건축되어 있는 경우라면 정작 토지소유자는 그 토지의 사용가치를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인의 토지 위에 건물이나 수목, 기타 공작물을 소유할 수 있는 권리가 지상권이다. 지상권은 보통 약정에 의하여 등기함으로 인해 성립한다.
토지 소유자와 그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기로 합의하고 그러한 취지를 등기함으로 인해 취득할 수 있는 권리가 지상권인 것이다. 지상권이 성립되면 건물소유자는 토지의 사용가치를 얻게 되어 사실상 자기의 토지처럼 활용이 가능하게 된다.
경매에서 자주 문제가 되고 있는 지상권이 있는데 바로 법정지상권이다. 법정지상권은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상호 약정이 없더라도 당연히 인정되는 지상권을 말한다.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 경매부동산의 매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법정지상권이 있는데 이 법정지상권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토지경매는 남의 얘기가 될 수 밖에 없다.
우선 법정지상권의 취지를 살펴보자. 토지소유자의 동의도 없었는데 지상권을 인정한다는 것은 한편으로 사인의 재산권침해로 여겨질 수 있음에도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는 취지에는 사회공익이라는 대의가 숨어있다.
토지 또는 건물 중 한쪽만 경매로 매각됨으로 인해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질 경우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결국 건축물을 철거해야 한다. 사용연한이 남아있는 멀쩡한 건물을 철거한다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이유로 약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법정지상권을 인정하여 철거를 막아 낭비를 피하겠다는 것이 법정지상권의 근본 취지인 것이다. 다만, 법정지상권을 인정함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법정지상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사회공익이라는 대의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재산권이 보호받아야 할 법익이 우선되기 때문이다.
건물을 철거하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선의의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는 대전제로 법정지상권의 성립여부를 판단해 보니 법정지상권의 성립에는 일정한 규칙이 발견된다. 그 규칙을 법정지상권의 성립요건이라고 하는데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최초 근저당권 설정 당시부터 이미 토지와 건물이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건물이 없고 토지만 있어서 토지만을 담보로 하여 금전을 대여했는데 나중에 건물이 신축되고 그 건물소유자에게 법정지상권을 인정해 준다면 토지 담보권자가 선의의 피해자가 될 것이다. 토지경매에서 사용가치가 없는 토지를 제값에 낙찰 받을 사람은 없고 결국 토지 담보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만족하는데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둘째, 최초 근저당권 설정 당시에 건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이 동일인에 속하고 있었어야 한다. 건물과 소유자가 다른 토지를 담보로 금전을 대여하면서 채무자 소유에 속하지 않는 건물까지 담보로 제공할 것을 요구할 수는 없는 사정으로 부득불 토지에 대해서만 담보권을 취득한 경우까지 건물소유자에게 법정지상권을 인정한다면 이 역시 토지 담보권자에게는 억울한 피해가 될 수 밖에 없다.
셋째, 토지 경매사건의 매각으로 토지와 건물이 다른 소유자에 속하게 되어야 한다. 법정지상권도 지상권의 일종이고, 지상권은 타인의 토지에 건물을 소유할 수 있는 권리라 했으니 토지와 건물이 다른 소유자에 속하게 된 경우가 아니라면 지상권을 논할 여지가 없다.
법정지상권은 토지경매에 늘 도사리고 있는 함정이다. 아파트나 빌라를 벗어나 좀 더 고수익의 토지경매를 노리는 투자자라면 법정지상권에 대한 철저한 연구는 피해 갈 수 없는 과정일 것이다.
김재범 지지옥션 팀장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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