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줄고 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혼인통계에 따르면 남녀 초·재혼 모두 감소했다. 2008년에는 전년대비 초혼은 줄었지만 재혼은 늘었었다. 그러나 이번엔 초·재혼, 전 지역에서 총체적으로 감소해 관계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장기화 되고 있는 경기침체가 직접적 원인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
| ▲유성호 문화비평가 |
혼인율 감소는 당장 인구 감소와 연동한다. 혼인하지 않는 사회는 인구의 재생산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제가 어려워 혼인을 늦추거나 미루는 것을 어찌할 도리는 없다. 또 혼인은 개인의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에 공공의 개입이 어렵다. 일부 국가에서는 독신세(獨身稅)를 물린 경우도 있지만 과도한 개입이란 지적이 많아 없앴다고 한다. 경기를 부양시킨다고 해서 단박에 혼인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혼인에 따른 출산을 감당해야 하는 여성들이 가정과 일의 양립이 보장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국가와 기업의 투자재원이 필요한데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재원이 투자되는 가운데 혼인율 감소는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다.
혼인은 살아있는 생물 같은 존재다. 어느 한 분야 문제만 풀어진다고 혼인하는 사회가 되진 않는다. 혼인에 영향을 주는 드러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성적인 부분이다. 혼인의 가장 큰 목적은 인구 재생산과 성의 호혜다. 그런데 성 개방의 시대로 가면서 성의 호혜라는 혼인의 목적이 희박해지고 있다.
남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상대를 만나고 쉽게 헤어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허락된 세상이다.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고 혼인을 해야 하는 시대가 불과 한 세대 전인데 말이다. 이로 인해 법률혼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해 여러 생각을 갖게 한다. 서구 유럽을 비롯해 많은 나라가 이미 법률혼을 포기한 지 오래다. 자유롭게 만나서 연애하고 동거하면서 출산을 하고 사회생활을 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차별과 편견을 받지 않는다. 동거가 또 하나의 혼인형태로 정착된 셈이다.
그렇다고 인구의 확대 재생산을 위해 법률혼을 포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혼인을 통한 성의 교환적 기능은 약화되고 있지만 법의 테두리가 여전히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법률혼 제도 존속이 뜨거운 감자가 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 징후는 폐지된 호주제와 폐지 기로에 선 간통죄를 통해 엿볼 수 있다.
법률혼 폐지가 인구증가를 가져 온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그만큼 인구 감소는 정치, 경제, 국방, 사회, 문화 전반에 좋지 않은 지표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혼인율 감소가 법률혼 폐지에 까지 영향을 미칠 날은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인구 감소 속도나 혼인율 감소 양상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혼모 낙태 문제로 세상이 시끌벅적 했다. 태아와 임부의 인권과 건강권, 그리고 불법 낙태 수술에 따른 의료법 위반, 인구라는 잠재 국력의 소실 등의 문제가 뒤엉켜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 정답 없는 문제를 놓고 서술형 답변을 늘어놓는 형국이다. 사실 쉽지 않은 문제다. 미혼모의 출산을 국가가 전적으로 보호할 경우 법률혼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결혼이다. 그 어떤 답도 이 보다 명쾌하지 못할 것이다. 결혼, 즉 혼인만큼 확실하게 이 사회를 안정시키고 여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혼인율이 증가하면 출산율이 높아진다. 만고불변 진리다. 인구가 늘면 사회 전반적인 인프라가 강화된다. 세수가 늘고 그에 따른 투자가 뒤따른다. 이런 선순환 고리의 한 가운데 혼인이란 살아 숨 쉬는 '괴물'이 들어 있다.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