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봄은 '킹스오브컨비니언스'를 타고 왔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는데 봄이 온 것 같지 않은 요즘이다. 슬픈 소식으로 가득한 이 때, 어쿠스틱 기타의 따뜻한 울림이 지친 가슴을 보듬어준 밤이었다.

4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펼쳐진 노르웨이의 포크 듀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의 내한공연은 이날 포근한 날씨처럼 봄의 기운이 물씬 묻어난 시간이었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는 1975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얼렌드 오여와 아이릭 글람벡 뵈로 이뤄졌다. 컨비니언스라는 팀명 그대로, 안락한 어쿠스틱 사운드와 감수성 넘치는 멜로디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날 공연의 포문을 연 첫 노래는 ‘마이 쉽 이즌트 프리티(My Ship Isn’t Pretty)‘였다. 지난해 10월 5년 만에 발표한 정규 음반 ‘데클러레이션 오브 디펜던스(Declaration Of Dependence)’의 수록곡이다.

이어 역시 새음반에 수록된 ‘24-25’를 들려줬다. 얼렌드 오여는 “매우 매우 행복하다”며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볼 수 있어서 기쁘다”고 운을 뗐다.

다음으로 ‘미 인 유(Me In You)’, 2001년 내놓은 ‘콰이어트 이즈 더 뉴 라우드(Quiet Is the New Loud)’에 수록, 국내에서도 유명한 ‘아이 돈트 노우 왓 아이 캔 세이브 유 프롬(I Don’t Know What I Can Save You From)’ 등을 불렀다.

이번 음반의 첫 싱글이자 2008년 내한 공연에서 국내 팬들에게 가장 먼저 공개한 곡인 ‘미시즈 콜드(Mrs. Cold)’가 흘러나올 때는 2년 전 공연이 떠오르듯 객석 곳곳에서 환호작약하기도 했다.

2004년 발표한 ‘라이어트 온 언 엠티 스트리트(Riot on an Empty Street)’에 수록된 ‘미스리드(Misread)’를 부를 때는 팬이 두 멤버를 닮은 인형을 그들에게 건네줘 공연장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어 역시 새음반의 수록곡이자 경쾌한 현악기의 리듬이 인상적인 ‘보트 비하인드(Boat Behind)’가 흘러나오자 곳곳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본 공연에 앞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던 국내 인디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와의 협연하는 특별한 무대도 마련됐다. 두 멤버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덕원(보컬·베이스), 류지(드럼)와 호흡을 맞춰 리듬감 있는 곡 ‘아이드 래더 댄스 위드 유(I’d Rather Dance With You)’를 들려줬다. 자리에 앉아 있던 팬들은 모두 일어섰고 이 순간만큼 포크 콘서트는 록&롤 콘서트로 변해있었다.

브로콜리 너마저는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등을 들려주며 무대를 미리 달궈놓기도 했다.

이후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는 ‘케이맨 아일랜드(Cayman Islands)’ 등을 앙코르로 들려주며 이날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특히, 앙코르 공연 가운데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환호하는 팬들을 배경으로 자신들의 모습을 남기는 등 친숙한 친구 같은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공연은 음악으로부터 위로를 받는다는 것 또는 취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공연 내내 두 멤버와 팬들 사이에는 감정의 공명이 오갔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가 기타의 현을 튕길 때 몸 속 곳곳에 있는 심줄도 잡아당기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전율이 일었다.

그렇게 살랑거리면서도 풍성한 어쿠스틱 기타 소리가 가져온 봄의 기운으로 팬들은 공연이 끝날 때 모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는 2001년 ‘콰이어트 이즈 더 뉴 라우드’로 데뷔, ‘라이어트 온 어 엠프티 스트리트’, 리믹스 음반 ‘버서스(Versus)’(2004) 등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특히, 국내에서는 ‘스테이 아웃 오브 트러블(Stay Out Of Trouble)’과 ‘아이드 래더 댄스 위드 유’ 등의 곡이 TV 광고와 드라마 OST에 삽입되면서 지명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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