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건희 회장, 경영복귀 한 달 행보

대부분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

김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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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지난달 24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이같은 위기론을 제기하며 23개월만에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일선에 전격 복귀한 지 한 달이 됐다.

한달간 그는 뚜렷한 경영상의 행보를 보이지는 않았다. '은둔'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그룹 전체에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이 기간동안 삼성의 미래 전략을 구상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6일 저녁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일본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 회장 내정자인 요네쿠라 히로마사 스미토모화학 회장 등 일본 기업인들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삼성이 최근 몇 년간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일본기업으로부터는 더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며 "한국과 일본 기업은 서로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7일 오전 11시경,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로 출국했다.

유럽에서의 그의 행보는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때는 차량과 기차편을 이용해 유럽 IOC 위원들과 면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재계에서 이 회장이 미래 전략을 구상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이유는 첫 행선지가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가 아닌 밀라노였기 때문이다.

밀라노는 지난 2005년 이 회장이 그룹 차원의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는 '밀라노 4대 디자인 전략'을 발표했던 곳이다.

이 선언 이후 삼성의 디자인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올랐다. 그룹이 위기 가운데 있다고 판단한 시점에서 새로운 판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베일에 싸여있던 동선은 23일 다시 드러났다. 복귀 한달을 하루 앞두고 이날 오전 6시30분경 전용기 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재계의 관심은 다가오는 사장단 회의에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이 그룹의 투자 방향이나 신수종 사업 등에 대해 화두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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