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마광수·이파니 환상의 조합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여배우를 벗기는 것이다. 이번에는 벗겨도 품격 있게 벗겼으니 기대해도 좋다.”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의 강철웅 연출은 26일 제작보고회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더욱 잘 포장해 내놓은 작품이니 기존의 어느 작품보다 더욱 뛰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대표적인 성문학 작가 마광수 교수(59·연세대 국문학)의 동명 에세이집을 연극으로 옮긴 작품이다. 마 교수의 이 책은 특히 성 관련 담론을 통해 사회의 경직된 엄숙주의의 양면성 등을 비판, 주목받았다. 지난달 개정판으로 재출간됐다.

섹스 잔혹 판타지를 표방한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마 교수의 성 담론을 전한다. 소설 ‘즐거운 사라’의 주인공 ‘사라’와 젊은 ‘마 교수’의 인연을 다룬다. 정신보다는 육체, 과거보다는 미래, 집단보다는 개인, 질서보다는 자유, 도덕보다는 본능을 추구하는 사라와 마 교수 간의 열정적 사랑을 그린다.

‘플레이보이’ 모델 이파니(24)가 관능적인 사라를 연기한다. 2002년 SBS 슈퍼모델선발대회 출신인 조수정(26)과 KBS 2TV ‘아이리스’(2009) 등에 출연한 이채은(24)이 대학생인 ‘박안나’와 ‘고아라’ 역을 맡아 힘을 보탠다. 신예 민수진은 사라를 질투하면서도 동경하는 ‘반선정’을 연기한다.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 등에 출연한 연극배우 유성현이 마 교수다.

강 연출은 1993~97년 무려 36만명이 봤다는 연극 ‘마지막 시도’의 제작자다. 1997년 3월 노골적인 대사와 알몸 연기 등으로 옥살이까지 했다. 외설이라는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연극 관계자가 처음으로 구속되는 등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또 최근 여배우의 과감한 노출로 화제를 모은 연극 ‘교수와 여제자’의 연출자 겸 제작자이기도 하다.

“나를 무조건 벗기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는데 ‘미녀와 야수’를 제작, 세종문화회관에도 올린 어엿한 제작자”라며 “작품에 따라 연출법이 달라지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마 교수를 처음 만난 것은 1996년 ‘마지막 시도’ 공연 때다. “당시 마 교수가 찾아와서 어떻게 이런 연극을 올릴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며 “이후로 인연이 됐고 ‘마지막 시도’나 ‘교수와 여제자’ 등 연극을 올릴 때마다 마 교수를 모델로 삼았다”고 고백했다.

강 연출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연극으로 옮기게 된 배경에는 자신이 마 교수를 가장 이해한다는 믿음이 있다. “마 교수의 젊은 시절 전성기를 그대로 옮긴 작품”이라며 “마 교수의 실체를 가감 없이 표현, 가히 그대로 표현했다고 해도 무리 없는 연극”이라고 소개했다. “마 교수가 의도하는대로 연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마 교수는 “그 동안 내 작품의 제목과 비슷하게 무단 도용한 아류 작품이 많았다”며 “이번 작품은 내가 최초로 원작을 허락한 연극”이라고 밝혔다. “이 연극을 통해 나에 대한 인식과 연극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파니는 “사실 기존의 섹시한 내 이미지로 인해 이번 연극의 주인공으로 뽑혔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열심히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고 웃었다. “주인공인 사라랑 나랑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 몰입하기가 좋다”며 “학교를 다니며 모든 것을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유성현은 “작품 속 젊은 마광수는 인간의 본질을 파헤치는 존재”라며 “누구나 가면을 쓰고 있는데 그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이 드러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오프닝에는 패션쇼가 곁들여진다. 패션디자이너 한동우가 참여, 쾌락적이면서 로맨틱한 의상을 선보인다. 이파니, 조수정, 이채은, 민수진 등 출연배우들이 본 공연에 앞서 관능적인 무대를 꾸민다.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서울 대학로 한성아트홀 1관에서 볼 수 있다. 극단 사라와 한성아트홀이 공동 제작하는 작품으로 만 19세 이상 관람 가다. 02-74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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