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백재현 난청고백 “들을수 없지만, 세상은 여전히 눈부셔”

'루나틱' 스태프들 "백재현은 '백토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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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이자 뮤지컬 연출자인 백재현(35)이 극심한 '난청'을 앓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과 감동을 주고 있다.

난청 정도는 장애 수준은 아니지만 준장애라 할만큼 심각하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 압구정동의 민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단을 받고 최종 청력테스트를 마친 백재현은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몹시 불편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난청 정도를 테스트한 관계자는 "백재현씨의 경우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수술로 청력을 회복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백재현의 귀는 5살때 동네 부근의 개천(왕십리 청개천 줄기)에 빠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당시 귀에 과하게 물이 들어가 고름이 나오고 두통이 심해 약 20여일동안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다 낳았다고 생각했던 귀는 갈수록 심각해졌다. 초등학교 때는 잘 인식하지 못했으나, 중·고등학교때는 '사오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귀가 잘 안들린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93년 개그맨이 된 후에도 '집중을 안한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고, 처음 만난 PD들은 "좀 컸다고 너무 건방지다"는 말을 할 때는 "귀가 잘 안들려서 그렇다"는 고백도 하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해야 했다.
 
가장 가슴 아팠건 기억은 SBS 라디오 '라디오 와와쇼'를 진행할 때로 생방송에서 청취자와 전화 연결을 하는 코너에서 청취자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매번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악몽을 떨쳐버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보니 실수가 이어졌다. 결국 얼마 후 DJ를 그만뒀다.

2004년부터 창작뮤지컬 '루나틱'에만 전념하고 있는 백재현은 '루나틱'의 총 감독이지만 자신의 귀로 음향 테스트가 불가능해 주파기를 보고 테스트를 하며 연출을 하고 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2년동안 '루나틱' 공연을 지켜온 그의 모습에 '루나틱' 스태프들은 백재현을 '백토벤'이라 부르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백재현은 "5년전 처음 청력 테스트를 받았을 때에는 뭘 어떻게 하고 살아야 하나 좌절이 앞섰지만, 다행히 외향적인 성격이라 그동안 잘 참고 지냈다"며 "현재 테스트용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는데 눈 나쁜 사람이 안경을 끼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스스로 선입견을 걷어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상의 맑은 소리, 고운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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