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연극 <남편이 냉장고에 들어갔어요!> 살려줄까 말까?

동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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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사장 강성만)은 오는 6월 18일부터 27일까지 극장 ‘용’에서 연극 <남편이 냉장고에 들어갔어요!>를 올린다. 페미니즘 연극의 대표 극단, 로뎀의 작품으로 기존의 여성 연극과는 차별화된 미국식 블랙코미디이다.

<록키 호러 픽쳐쇼>, <올슉업>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연출가 크리스토퍼 애슐 리가 2002년 브로드웨이에서 올려 화제가 되기도 한 이 연극은, 극작가 미셸 로의 ‘더 스멜 오브 더 킬(The Smell of the Kill)’이 원작으로 남편에 대해 불만이 가득하던 세 주부가 우연히 냉동 창고에 갇힌 남편들을 놓고 구해줄지 살벌한 투표를 벌인다는 스토리다. 독특하고 끔찍한 소재로 1999년 미국에서 초연된 이후로 미국 전역에서 지금까지 관객들에게 인기몰이 중이다.

국내판 작품은 김혜자의 ‘셜리 발렌타인’, 고두심·김미숙의 ‘나 여자예요’, 하희라의 ‘우리가 애인을 꿈꾸는 이유’ 등의 작품으로 이미 전회 매진이라는 기록과 함께 여성심리묘사의 탁월함을 인정받은 연출가 하상길이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9년 국내 초연 당시, 국내 관객들의 정서에 맞게 각색하여 미국식 블랙코미디에 진한 감동까지 선사하며 국내 여성관객들의 속 시원한 한풀이로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올 6월 극장 ‘용’ 공연에서는 서갑숙, 이연희, 조경숙이 각각 니키, 몰리, 데브라 역을 맡아 관객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씩 드러나는 남편들의 비밀과 주부들 간의 난투, 그리고 남편을 향한 대 반전의 복수 등의 엽기적인 소재들이 세 여자의 코믹한 토론으로 낱낱이 파헤쳐진다.

기대해도 좋을 만큼 재미와 감동을 주는 블랙 코미디,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걸작으로 거침없는 여성성을 느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 현실 이면에 감춘 상처 다독이며 자아를 찾는 연극

극은 대학 동창인 남편들의 부부동반 모임 때문에 정기적으로 만나는 데브라(조경숙), 니키(서갑숙), 몰리(이연희)가 파티를 즐기는 일상적인 이야기로 시작된다. 극이 진행되면서 아무 문제없어 보이던 부부들의 적나라한 이면이 드러난다.

유능한 편집장으로 가정과 아이도 중요하지만 ‘나’라는 인간의 정체성 성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니키(서갑숙)는 남편의 공금횡령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둘 것을 강요받고 있다. 겉으로는 똑 부러지고 명랑하지만 남편에게 쥐어 살며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는 데브라(조경숙)는 남편의 정신적 폭력에 속이 곪을 대로 곪아있다. 몰리(이연희)는 간절히 아기를 갖고 싶어 하나 응해주지 않는, 겉으로만 다정한 남편과 살고 있다. 이렇게 겉보기와는 다른 이면과 상처, 착취로 인해 어긋난 가정이지만 몰리, 데브라는 느끼지 못한다. 니키 혼자 현실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되면서 상처가 드러나고, 또 드러내면서 세 여자는 자기의 모습을 보게 된다.
 
갈등이 고조되면서 남편들이 냉동고에 갇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되고 세 여자는 남편을 꺼낼 것인가, 아닌가로 투표도 한다. 죽이냐 아니냐에 대해 세 여자의 반응도 각자 다르다. 그것을 어떻게 합의 보는가가 극의 결론이 될 것이다. 놀랄 만한 극적 반전도 있다.

◆ 세 가지 색, 세 가지 아름다움이 어우러지다

카리스마에 담긴 배려의 아름다움이 있는 배우 서갑숙, 여린 듯하지만 단단한 아름다움을 지닌 배우 이연희, 명랑한 공감을 주는 배우 조경숙. 각각의 아름다움을 지닌 쟁쟁한 세 배우가 펼칠 한 판 극, <남편이 냉장고에 들어갔어요!>.

연기 잘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세 배우들은 공연에 임하는 자세도 남다르다.

“니키는 몰리, 데브라의 문제를 다독이고 포용하는 리더역할입니다. 서로 격려하며 본연의 자아를 찾는 극이라고 할 수 있어요. 깊이 있으면서 밝은 작품이라 선택했어요. 이 작품으로 올해의 활발한 활동 시작의 원년으로 삼고 싶어요.”(니키 역의 서갑숙)

“굉장히 재미있으면서도 슬픈 작품으로, 신나게 웃다가도 가슴 찡한 울림이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합니다.”(몰리 역의 이연희)

“하면 할수록 새로운 면이 있는 여성이에요, 데브라의 다른 모습을 찾아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습하고 있으니 작년과 다른 데브라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예요.”(데브라 역의 조경숙) 

 ‘남편이 있는 여자, 남편이 없는 여자, 남편이 생길 여자, 남편이 없을 여자,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이 봐야 할 100% 여자들을 위한 연극’으로 기획된 이 극은 웃다가 울고 다시 웃으며 감동과 깨달음을 안고 극장 문을 나서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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