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영원한 오빠' 조용필, 이틀 10만 동원..韓 가요사 새로 썼다!

민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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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오빠’는 세월을 타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은 공연이었다. 예순한살에도 오빠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28일 밤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가수 조용필(60)의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사랑 콘서트 ‘러브 인 러브’는 명불허전이었다. 올해 환갑임에도 어느 젊은이 못잖은 열정을 뽐낸 조용필의 모습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5만여명의 팬 중 상당수를 차지한 40, 50대 여성들은 마치 10대 시절로 돌아간 듯 거리낌 없이 “오빠”를 외쳤고 잠실벌은 들썩거렸다.

여자 어린이가 물속에 잠겨 있는 영상으로 콘서트는 출발했다. 이 어린이가 수면 위로 나오는 동시에 폭죽과 동시에 팬들의 환호가 터지면서 화려한 무대를 예고했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영상을 내보내던 무대 중심의 대형 스크린을 양쪽으로 가르고 등장한 6m 쯤 허공에 뜬 무대에 선 조용필은 ‘태양의 눈’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일성’, ‘해바라기’ 등을 부르며 공연을 초반부터 절정으로 치닫게 했다.

“오늘로 잠실 주경기장에서 다섯번째 공연하는 것 같다”며 “매번 할 때마다 새롭고 설레는 한편 두렵기도, 심지어 무섭기도 하다”고 밝혔다. “음악한 지 얼마 안 돼 다소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은데 좀 더 열심히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어수선할 때지만 이 순간 만큼은 행복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못찾겠다 꾀꼬리’, ‘물망초’, ‘사랑해요’ 등 신나는 곡을 잇따라 들려주며 팬들을 자극했다. ‘Q’, ‘바람의 노래’ 등 조용한 곡들을 부르며 로맨틱한 분위기로 완급도 조절했다. ‘꿈’, ‘자존심’, ‘그대여’, ‘장미꽃 불을 켜요’, ‘위탄연주’ 등 히트곡 퍼레이드는 계속됐고 팬들은 환호작약했다.

조용필은 “오늘 분위기가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며 “이쯤이면 분위기를 잡는 노래를 불러야 할 것 같다. 불 좀 꺼주세요”라고 요구했다. 침묵을 깨고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내레이션이 흘렀다. 다음은, “바람처럼~”이었다. 팬들이 자지러진 순간이다.

곧바로 ‘어둠이 끝나면’이 시작되고 공연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졌다. 스탠딩석 청중의 머리 위를 지나다니는 ‘무빙 스테이지’ 출현이다. 8m 정도 공중에 뜬 무대가 객석으로 50m를 전진했다. 플로어석 청중이 밑에서도 볼 수 있도록 아크릴로 제작한 무대다. 조용필은 “큰 공연의 문제점은 무대와 객석이 너무 먼 것”이라면서 “그래서 이런 요술을 썼다”며 웃었다.

발라드 ‘그 겨울의 찻집’을 선사한 뒤 ‘단발머리’를 부르면서 무대는 다시 50m 앞으로 나갔다. 이 상태에서 ‘돌아와요 부산항’이 터졌다. 거의 모든 팬들이 노래를 따라 했다. ‘미지의 세계’에 이르러서 무대는 다시 뒤편으로 물러나며 원상태로 돌아왔다. 20여분에 걸친 매직이었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나는 너 좋아’, ‘아이마미’ 등 그룹사운드 성향이 곡들이 속속 나왔다. ‘강원도아리랑’을 록으로 편곡, 색다른 맛도 냈다. ‘모나리자’, ‘청춘시대’를 끝으로 본 공연이 마무리됐다. 팬들은 목이 터져라 “앙코르”를 외쳤다. 조용필은 ‘잊혀진 사랑’과 ‘여행을 떠나요’를 꺼냈고, 밤하늘에서는 불꽃놀이가 벌어졌다.

이후 ‘친구여’를 팬들과 합창하면서 공연은 막을 내렸다. 마지막에 재가동된 무빙 스테이지는 다시 봐도 경이로웠다. 140여분 공연에서 주경기장을 3층까지 꽉 채운 팬들은 야광봉을 쉴 새 없이 흔들었다. 공연 자체에 몸과 마음을 맡겼다.

지난 3월 내한 공연한 ‘포크록의 전설’ 밥 딜런(69) 같은 뮤지션을 한국에서 찾았다. 가요 풍토에서 그 나이에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그룹사운드 음악을 한다는 것부터 ‘정상’은 아니었다. 음향과 무대 장치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음악에 맞춰 시시각각 변하는 영상, 음향 효과를 따라 폭발하는 폭죽과 불꽃은 콘서트를 축제로 몰아갔다. 이 곳의 함성은 같은 시간의 야구장을 능가했다.

조용필은 29일 오후 7시30분에도 주경기장 무대에 선다. 이날도 역시 5만명을 모을 작정이다. 이틀 동안 10만명이 온다면, 1996년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이틀 간 6만5000명을 불러들인 마이클 잭슨(1958~2009)의 기록은 깨진다. 단일 가수가 유료 청중을 대상으로 한 공연으로서는 국내 최대규모다.

한편, 조용필은 29일 공연 후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창시자 아티 콘펠드(67)를 만난다. 콘펠트는 8월 6~8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리는 한국판 우드스탁인 ‘스리 데이스 오브 피스 & 뮤직 위드 아티 콘펠드, 더 스프리트 오브 우드스탁 네이션(3-Days of Peace & Music with Artie Kornfeld, The Spirit of Woodstock Nation)’ 홍보차 27일 우리나라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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