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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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잭더리퍼> 스릴과 낭만 있어~

동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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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변질이 가장 무서운 것이라고 했던가. 뮤지컬 <잭더리퍼>를 보면서 바로 그 생각이 들었다.

◆ 뮤지컬의 모든 요소를 갖춘 공연

뮤지컬 <잭더리퍼>에는 노래와 춤, 스토리가 있다. 스릴이 있고 낭만이 있다. 사랑을 위한 헌신이 있고, 돈을 위한 배신과 모의도 있다.

1888년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영구미결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한 이 뮤지컬은 액자식 형식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깔끔하고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의사 다니엘, 수사관 앤더슨, 기자 먼로, 살인자(?) 잭, 다니엘이 첫눈에 반한 여인 글로리아, 앤더슨의 옛 애인 폴리 등은 누가 주연이고 조연이고 구분할 것도 없이 뚜렷한 개성을 자랑하는 동시에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화합을 이룬다. 안재욱, 엄기준, 유준상, 신성우, 김준현, 문혜원, 김성민, 백민정, 김법래 등등 배우들의 열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배우 김성민의 연기에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기대 이상의 가창력은 일부 이맛살 찌푸리게 하는 스타마케팅과는 다른 효과로 듣는 즐거움을 더했다. 다만 발음에 있어서 아직 좀 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이번 공연은 지난 1회 공연에 비해 '사랑', '로맨틱'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뮤직넘버도 더욱 신나고 흥에 겨운 템포감 있는 음악으로 구성했다.

글로리아의 캐릭터가 좀 더 발랄하고 매력적으로 묘사된 것 같다. 스토리 자체에 조금 수정을 본 이번 극은 글로리아의 신분에 단순한 '창녀'가 아닌 그 외의 것을 더했다. 이를 통해 글로리아를 많은 여성들이 꿈꾸는 '신데렐라' 속 주인공으로 묘사하고 싶었을는지도 모른다.

◆ 미해결 사건에 대한 또 하나의 상상

이미 여러 번 보았지만, 볼 때마다 끌리는 것은 미해결 사건에 대한 그럴듯한 구상과 끝마무리다.

실제로 1888년 8월 31일부터 11월 9일까지 5명 여자가 살해, 이들은 모두 목이 절개되고 시체는 수술도구 같은 것으로 예리하게 도려낸 뒤 내장이 탈취된 시신도 있었다. 이 연속된 살인은 갑자기 중단됐고 그 의문의 살인자도 그림자를 감췄다. 한편, 1970년 토마스 스토웰 박사는 획기적인 문서를 발견했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영국의 앨버트 빅터 왕자 주치의인 윌리엄 경은 왕자 앨버트가 '잭 더 리퍼'라는 사실과 매독으로 인한 광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 그러나 스트웰 박사는 앨버트 빅터 왕자를 살인범으로 지목한 이론을 펴낸 직후 사망했고 그의 노트와 문서는 모두 불태워져 그의 주장을 확인할 길이 없게 됐다.

이외에도 '잭 더 리퍼'에 대한 사람들의 주장과 상상은 끊이지 않았고 수백편의 픽션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에는 셜록 홈즈가 잭 더 리퍼라는 설도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올린 <잭더리퍼> 또한 '잭'에 대한 아름다운 상상과 세상 모든 사람에게 주는 '경종'이 아닐까. '잭'은 의사였고, 그 의사가 변태의 살인마로 전락한 데는 말 못할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 그러나 이 사건이 영구미결 사건으로 남게 된 것은 염세주의 수사관(극중 그의 대사 "난 이 도시가 싫어")이 사건의 진상을 덮어 감추었기 때문이라고.

◆ 잭, 당신은 누구인가? 지금 어디 있는가?

'잭'에 대한 구상이 어떠하든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잭' 그 자체다. 극 중 잭이 다니엘에게 던지는 한마디, "난 너의 면죄부". 바로 그거다. 잭이 누구냐, 잭은 어디에 있느냐. 잭은 100여년 전 그때 그곳에 있었던 살인마만이 아니다. 오늘날도 사건사고 소식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바로 우리 주변에 그 살인마 '잭'이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 가까이 끌어당겨 본다면 그 '잭'이 바로 내 안에 있는 건 아닐까. 극중 다니엘과 잭이 함께 부르는 뮤직넘버 '내가 바로 잭'에서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개인적으로 극중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잭'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잭을 '살인마', '악당', '변태'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극악무도한 '잭'에게서 느껴지는 저 소탈함과 세상 사람을 조소하는 듯한 '빈정댐'에서 오는 짜릿함은 무엇일까.

그렇다. 형사가 형사답지 않을 때, 기자가 기자답지 않을 때, 의사가 의사답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긴다. 본연의 모습을 잃을 때 비극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잭이 세상을 향한 조소가 들리는 듯하다. "내가 바로 너". (사진제공=엠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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