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대한민국 움직이는 '삼성공화국' 전략기획실 복원 가시화

삼성가 오너 및 이학수 고문 '싱가폴 총출동'

김은혜 기자

『갤럭시 S 휴대폰 알람에 의지해 눈을 뜬 김 씨는 후덥지근한 날씨에 하우젠 제로 에어컨을 켠 뒤 지펠 냉장고에서 이마트 생수를 꺼내 마시고 삼성 파브 TV를 틀었다. 오늘의 날씨 및 주요 뉴스를 체크한 김 씨는 지펠 스마트오븐으로 간단히 음식을 데워 먹은 뒤 제일모직 정장 착용 후 SM 5를 타고 타워밸리스를 나선다.

서초동에 있는 회사에 출근한 김 씨는 센스 노트북을 켜고 업무를 시작한다. 광고 분석이 주 업무인 그는 제일기획서 만든 다양한 광고를 살펴본다. 점심은 호텔신라에서 고객 미팅이 있다. 당연히 결제는 삼성카드. 퇴근에 앞서 김 씨는 삼성증권을 통해 투자한 CJ 제일제당 주식을 체크한 뒤 홈플러스에 들려 시장을 봤다.

집에 돌아온 김 씨는 하우젠 버블 에코 세탁기로 빨래를 한 뒤 로봇청소기 '탱고'로 청소에 나섰다. 이후 하우젠 공기청정기로 집안 가득 자연의 공기를 채워보는 것도 필수. DVD 미니 컴포넌트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김 씨는 LCD 멀티플레이 터치 무선전화기로 부모님께 전화를 한다. 지난번 에버랜드에서 삼성 NX 10으로 찍었다는 부모님의 사진을 보며, 오랫만에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러나 요즘 들어 온 몸이 아프다는 부모님이라 삼성의료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아볼 수 있도록 예약을 해야 할 듯싶다.  』

이는 삼성공화국에서 살고 있는 김 씨의 하루다. 비단 김 씨처럼 완벽한 삼성공화국에서 사는 이는 없다하더라도, 대한민국에서 사는 이들이라면 삼성의 영향력 밖에서 살아가는 경우를 찾기 힘들다.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정책을 펼쳐야 하는 정치권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민국의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삼성과 손잡고 가지 않는 한 '경제 대통령'으로 성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8.15 특별사면에도 18명의 경제인 중 5명이 삼성 관계자다.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좌)과 김인주 전 삼성전략기획실 사장(우)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좌)과 김인주 전 삼성전략기획실 사장(우)
특히 사면에는 지난 2008년 4월 단행된 삼성 쇄신안에 따라 이건희 회장과 함께 경영 일선에서 동반 퇴진했던 삼성전자 이학수 고문과 김인주 전 삼성 전략기획실 사장이 포함됐다. 이학수 고문은 지난 2005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이후 두 번째 사면이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사건에 연루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 각각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5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받았었다. 이들 외에도 최광해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홍기 전 삼성SDS 사장, 박주원 전 삼성SDS 경영지원실장도 특별사면됐다.

이에 경제개혁시민연대는 논평을 통해 "이학수 고문의 사면은 삼성 전략기획실의 현판식이다"며 "지난 해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에 이어 이 고문의 사면으로 사실상 삼성특검 이전의 삼성으로 완벽하게 회귀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친서민 정책을 펼치겠다는 이 대통령도 삼성공화국의 충복에 불과하다"고 비난하며 "삼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없음에도 사면 이유로 전략기획실을 부활하면 후진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이번 경제인 사면은 친서민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 프렌들리 정신이 뿌리박혀 있는 이명박 정부의 색깔을 보여준 행보로, '삼성' '포스코' 등 특정기업에 대한 지적을 해도 결국 팔은 안으로 굽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향후 기업들도 정부에 대한 고민을 한시름 덜고 이명박 정권의 '상생 정책'을 충실히 따라 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 움직이는 ★들의 싱가폴 회동, 어떤 이야기 오갈까?

삼성을 움직이는 이들이 '싱가폴'에 모였다.

14일 싱가폴 2010 유스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 오른쪽)과 부인 홍라희 여사. 사진제공=삼성그룹
14일 싱가폴 2010 유스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 오른쪽)과 부인 홍라희 여사. 사진제공=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여사뿐 아니라 이재용 부사장·이부진·이서현 전무 등 삼성그룹 오너 一家가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회 유스올림픽 참관을 위해 총출동했다. 물론 이학수 전 고문도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이에 재계는 이들이 싱가폴 회동을 통해 전략기획실 복원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난 2008년 4월 '삼성쇄신안' 발표 및 이회장 퇴진과 함께 해체됐던 삼성 전략기획실은 호암 이병철 창업주 시절 비서실로 출발해 한때 삼성의 전 계열사에서 파견된 100여명의 임직원이 각 사의 경영계획과 재무·인사 등을 맡아 왔던 곳이다.

이 회장의 경영복귀와 함께 전략기획실이 사장단 협의회 산하조직 확대 개편 등 어떤 형태건 재건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이번 이학수 전 고문의 사면으로 이 회장의 전략기획실 복구 추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학수 전 고문이 그동안 이건희 회장의 활동을 보좌해 왔던 만큼 전략기획실 복원이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삼성이 '안티 삼성'의 저항을 어떤 식으로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냐가 삼성을 바라보는 이들의 큰 관심사다.

이명박 정권도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들의 활동에 날개를 달아 줬기에, 시민들의 '동의'만 얻어내면 기획전략실 운영은 가시화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 측은 "(싱가폴 회동에 대해서는)사실 무근이다"며 "사면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향후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도 오가지 않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전략가인 이건희 회장이 중요한 기회를 놓칠 사람은 아니다. 삼성그룹은 지금까지 중요한 결정 및 전략회의를 해외에서 진행한 적도 많았다. 이병철 회장이 도쿄의 오쿠라 호텔서 머물며 많은 일들을 결정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며, 이건희 회장 역시 LA 회의와 도교 회의를 통해 '질(質) 경영'을 강조한데 이어 프랑크푸르트에서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선언은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에 삼성그룹이 싱가폴 회동 이후 어떤 전략을 구사할 지 대한민국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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