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연극 <33개의 변주곡> 내달 한국 초연 갖는다

동경화 기자

브로드웨이 최신 히트작, 연극 <33개의 변주곡 (33 variations)>이 오는 10월 15일부터 11월 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한국 초연을 갖는다.

귀가 먹고, 불치병에 걸리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던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 베토벤은 왜, 자신이 ‘구둣방의 가죽조각 (cobbler’s patch)’라고 치부했던 우울한 왈츠를 정교하고 방대한 변주곡들을 작곡하는 데 집착하게 된 것일까…. 연극 <33개의 변주곡(33 variations)>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된다.

루게릭 병에 걸린 음악학자 ‘캐서린 브랜트’가 생의 마지막 열정을 다하여 19세기 베토벤 말년의 창조적 삶을 되짚어 가는 여정을 그린 연극 <33개의 변주곡>은 영화 <라라미 프로젝트>로 유명한 베네수엘라 출신의 영화감독 겸 연극 연출가 모이시스 카우프만이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한 연극이다. 작품의 구성이 나라와 나라 사이, 한세기와 다른 세기를 뛰어넘으며 진행되는 이 연극은 악보로 덮인 영상을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이야기 구조를 잘 드러냈다.

2009년 3월 유진 오닐 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33개의 변주곡>은 평론가들에 찬사를 받으며  지난 해 토니 어워드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등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특히 이 공연에는 46년 만에 브로드웨이 무대에 복귀한 제인 폰다가 ‘캐서린 브랜트’ 음악학자 역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되었다.

섬세한 무대 연출의 김동현과 한국 최고의 실력파 연극 배우들의 집대성!
우리나라에서 초연되는 연극 <33개의 변주곡>에는 기품 있는 연기로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연기자 윤소정이 2009년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제인 폰다가 맡았던 음악학자 ‘캐서린 브랜트’역을, 지적인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박지일이 베토벤 역을 맡아 작품을 이끌어 간다. 이 밖에도 이호성, 길해연, 박수영 등 세대를 대표하는 연극배우들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젊은 배우 이승준, 서은경이 함께 호흡을 함께 맞춘다. 특히 연극 <에이미> <강철> 이후 세 번째 모녀지간으로 출연하는 윤소정과 서은경이 보여줄 찰떡호흡은 이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렇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배우들은 작가의 철학적 성찰을 지적이고 섬세한 무대로 선보이는 김동현 연출과 함께 연극 <33개의 변주곡>을 만들어 간다.

19세기 비엔나와 현재를 변화무쌍하게 넘나드는 감동의 무대! 
21세기 루게릭 병을 앓고 있는 음악학자 캐서린은 마지막 투혼을 담아 ‘디아벨리 변주곡’ 탄생의 비밀 그리고 19세기 소리를 잃어가는 베토벤의 창작에 대한 집념을 파헤친다. 시대(19세기 VS 21세기)와 공간(미국 뉴욕 VS 오스트리아 비엔나)이 교차적으로 전개되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무대 미장센을 통한 암시적 구성과 영상을 통한 입체적 구성으로 이 작품이 요구하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탄력적으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무대는 캐서린이 개인적 앎을 향해 가는 여정과 학문적 앎을 향해 가는 여정을 탄탄히 뒷받침하며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다.

베토벤의 역동성 넘치는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과 연극의 세련된 조화!
이 작품의 모티브인 베토벤의 ‘디아벨리 왈츠에 의한 33개의 변주곡’ 은 드라마와 조화를 이루며 공연 내내 라이브로 연주된다. 여기에 현대의 기계음 (비행기 이착륙, MRI 진동음, 학회발표장 등)이 무대 위의 사건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공연을 완성한다.

연극 <33개의 변주곡>이 이야기 하는 것!
삶의 과거와 미래는 현재로 응축된다. 마치 음표들이 전과 후로 흐르며 현재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두 세기를 넘나들며 진행되는 연극 <33개의 변주곡>은 결국 현재로 응축된 고난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것들을 빚어내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극이다. 음악학자 캐서린은 <33개의 변주곡>의 기원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이 변주곡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마치 딸, 클라라가 과거에 보여주었던 무한한 가능성과 미래를 다그치느라 현재의 모습을 인정해 주지 못하는 것처럼. 그러나 인생의 마지막 순간 베토벤의 변주곡을 있는 그대로 듣고 볼 수 있게 된 캐서린은 비로소 딸, 클라라의 사랑과 열정을,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을 회복한다. 이것은 마치 베토벤이 물리적 청력을 잃게 되면서 다른 귀를 얻고, 모든 고정된 틀을 넘어서는 소리를 찾아낸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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