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역사 <11>-타지마할의 정원

나무신문 기자

▲ 목마황(카수아리나)을 통해 본 타지마할.
▲ 목마황(카수아리나)을 통해 본 타지마할.

역사상 사랑을 위해 만들어진 가장 큰 기념건물은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남쪽으로 200km 떨어진 아그라(Agra)에 있는 타지마할(Taj Mahal)이다. 타지마할은 16세기, 인도 북부를 지배하였던 무갈(Mughal)왕국의 제5대 왕이었던 샤자한(Shah Jahan)이 자기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페르시아 출신의 뭄타즈 마할(Mumtaz Mahal)왕비를 위해 1632년부터 1653년까지 22년에 걸쳐서 건설한 거대한 백색 대리석  묘당(廟堂)이다.


델리의 니자무딘(Nizamuddin) 기차역에서 아그라의 아그라칸트(Agra Cantt) 역까지는 기차로 3시간, 버스로는 4시간이 걸린다. 필자는 인도에 와서 처음 기차를 탔는데 바로 이 구간을 가는 열차였다. 기차 등급에 대해 잘못 이해하여, 이날 필자는 좌석표가 있었으나 입석 손님들이 너무  많아, 좌석인원보다 훨씬 많은 승객이 좌석 번호표를 갖고 앉아있는 승객 옆에 빽빽하게 비비고 앉았다. 통로에 조차도 발디딜틈이 없어 마치 피난민 열차 같은 느낌이다. 필자가 방문한 때는 여름이었으므로 기차 안은 찜통이었으나 선풍기 서너대가 천정에서 맥없이 회전하며 돌아가고 있었다. 다행히 필자의 자리는 창문 옆이었으므로 창문을 높이 열어놓은 덕분에 기차가 달릴 때 시원한 바람이라도 쐴 수 있었다. 그래도 이마에 흐르는 땀을 계속 닦아 내었다.


아그라칸트역에 도착하여 타지마할까지는 2.5km 정도이나 여름에는 더워서 삼발오토바이나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이 편하다. 타지마할의 입장료는 외국인은 750루피(1루피는 약 30원)이나 인도인에게는 20루피에 불과하다. 인도를 방문하는 외국인은 거의 이곳을 방문하므로 입장료 수입만도 상당하다. 


입장권을 들고 붉은 사암(砂岩)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정문을 들어가면 조금 뒤 무척 넓은 녹색 정원이 펼쳐지고 태양빛에 눈 부시게 흰 대리석 건물이 눈 앞에 펼쳐진다. 타지마할이다. 건물 지붕 가운데에는 둥근 큰 돔이 있고 좌우에는 각각 작은 한 개의 돔이 있다. 이들이 서로 대칭을 이루고 있으므로 건물은 완벽한 균형을 이루어보인다. 그리고 건물 외곽에는 양쪽으로 각각 2개씩 첨탑(minaret)이 서 있어 주위를 더욱 어울리게 한다.

 

 

샤자한 왕이 전쟁터에 가 있는 동안 왕비는 열네번째 아들을 출산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에 왕은 왕비가 세상을 떠난 뒤 1년 동안 왕비를 생각하며 아무일도 못하고 시름시름 병을 앓게 되었다. 왕의 머리도 금새 반백이 되어 버렸다. 드디어 왕은 사랑하는 왕비를 위하여 국가 예산의 5분의 1, 그리고 매일 2만명의 공사인력을 동원하여 오랜 세월에 걸쳐서 왕비의 묘당을 건축하였다. 


건축부분에 있어 무갈 왕국은 일단 완공된 건물은 개축을 하지 않는 전통이 있으므로 왕은 처음부터 완벽한 설계와 시공으로 묘당을 건축하였다. 묘당의 기단(基壇)은 95m에 달하는 정방형이고 이 위에 거대한 묘당이 서있다.

 

타지마할에 가보기 전에도 이미 필자는 타지마할을 사진으로 수도 없이 본 적이 있어 사진으로 볼 때보다 실제 모습이 훨씬 더 웅장하고 멋있는 것에 놀랐다. 그러나 더 놀란 것은 사진으로 볼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나무들이었다. 묘당의 웅장함에 압도된 사진가들이 주로 묘당만 사진촬영하므로 묘당 정면 앞에 있는 나무들은 전혀 각광을 받지 못한 것 같다.

 

묘당 앞  도로에는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가져 와서 심은 나무들이 길 양편에 우거져 있다. 마호가니(Meliaceae Swietenia spp.), 목마황(木麻黃; Casuarinaceae Casuarina equisitifolia), 스테르쿨리아(Sterculiaceae Sterculia spp.) 이외에 수많은 수종의 수목들이 대낮의 태양이 이글거리는 인도의 한 여름 더위를 막아주고 있다.


이 가운데 목마황이 이런 내륙에서 자라고 있음에 눈길이 갔다. 목마황은 동남아에서 해안지역에 생육하고 그 잎이 바늘잎 모양이므로 사람들은 이 나무를 침엽수라고 생각하여 동남아에서는 해송(海松;Sea Pine)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사실 이 나무는 활엽수이다. 참고로 타지마할에 있는 목마황은 호주에서 수입하여 식재한 것이다. 오늘 이 기사에  실린 사진을 통해서 독자들은 나무를 통해 보이는 타지마할을 처음 만나게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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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혁 이건산업 고문·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 초빙교수
권주혁 이건산업 고문·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 초빙교수
권주혁. 서울대 농대 임산가공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이건산업에 입사해 이건산업(솔로몬사업부문) 사장을 역임했다. 파푸아뉴기니 열대 산림대학을 수료했으며, 대규모 조림에 대한 공로로 솔로몬군도 십자훈장을 수훈했다. 저서로는 <권주혁의 실용 수입목재 가이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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