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산후조리 잘못하면 ‘산후풍’으로 평생 고생

김동렬 기자

여자는 산후조리를 잘못하면 평생 고생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출산 후 몸조리가 중요하다는 뜻인데, 실제로 산후조리를 가벼이 여겼다간 관절에 무리가 오거나 팔다리가 저리는 등 건강에 이상징후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난 8월 엄마가 된 김지영(가명)씨는 한창 더운 날씨에 출산을 하다 보니 에어컨을 종종 켜고 지냈다. 임산부는 몸을 따뜻이 해야 된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워낙 더운 날씨다 보니 더위에 더 지칠 듯 해서다. 그런데 날씨가 쌀쌀해지고부터 근육통처럼 온 몸이 쑤시며 손목 관절에 유난히 통증이 느껴져 한의원을 찾게 됐다. 한의사의 진단은 산후풍. 역시나 출산 후 체온 유지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진단과 함께 의외의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손목의 통증은 아이를 너무 안고 있었던 탓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15일 정지혜 인애한의원 분당점 원장은 "임신 전에야 3~4kg 정도를 드는 것이 거뜬했겠지만 출산 후 산모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관절도 매우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아이를 자주 안거나 안은 채 수유를 하게 되면 손목 관절에 무리가 와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산후풍은 출산 후 찬바람을 자주 쐬거나 찬 음식을 먹는 등 찬 기운으로 인한 것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산후풍의 가장 큰 원인은 출산으로 인해 몸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아이만 신경쓰느라 정작 본인의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 손목이나 무릎이 시큰거리고 추우면서 온몸이 시리거나 저리는 등 산후풍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찬 바람이라도 쐬게 되면 산후풍이 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산후풍은 주로 출산 후 8주 이내에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증상이 가볍게 느껴지더라도 바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돌보느라 푹 쉴 수도, 푹 잘 수도 없기 때문에 기혈 부족이 심해지고 스스로 몸을 회복하기 어려워져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산후조리가 여성의 평생건강을 좌우한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말이다.

정지혜 원장은 "한방에서는 기본적으로 산후에 부족해진 기혈을 보충하고 관절을 튼튼히 하는 한약치료를 하게 되는데 땀이 나거나 몸이 시린 증상 등이 있으면 원인에 따라 처방을 달리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병이 그러하듯 산후풍 역시 증상이 나타나고 치료를 하기 보다는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 너무 춥거나 더우면 안 좋다는 점은 말할 것도 없고 체온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올라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운동이나 야외 활동은 삼가야겠지만 출산 후 오로 배출을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이나 스트레칭은 필요하다. 오로가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으면 산후 복통이나 산후풍의 원인이 되므로 하루 15~20분 정도는 걷는 것이 좋다.

음식은 적당히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이 부족하면 모유가 부족하게 되며, 너무 먹으면 산후비만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모유를 위해 필요한 추가 열량은 500kcal이므로 이를 고려하여 적당히 먹도록 한다.

아이는 산모가 힘이 들만큼 무리하게 안고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처음부터 누운 자세에서 수유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손목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유축을 하는 경우에도 너무 힘껏 젖을 짜다 보면 손목이나 손가락 관절에 무리가 오므로 도움을 받거나, 혼자 해야 하는 경우라면 무리해서 힘을 쓰지 않도록 주의하고 따뜻한 찜질이나 마사지로 통증을 예방한다.

정 원장은 "이와 같은 일상 속 수칙만 잘 지켜도 산후풍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허약한 체질이거나 자궁이 약한 산모, 산후조리 기간이 짧은 워킹맘이라면 기력 회복을 위해 어혈제거 한약 및 산후보약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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