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STX그룹 ‘물량 몰아주기’ 문제 본격 제기

STX건설, 계열사 매출비중 89%…총수일가가 지분 75% 보유

김동렬 기자

STX건설의 매출과 이익이 계열사 거래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일 경제개혁연대는 "물량 몰아주기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가 의심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STX건설은 2005년 2월 STX엔파코(현 STX메탈)의 건설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전체매출 규모가 2005년 883억원에서 지난해 3010억원으로 241% 증가했는데, 이는 그룹 내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STX건설의 5년간 전체매출 대비 계열사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계열사 매출이 평균 89%를 차지하고 있다.

이익에 있어서도 STX건설은 당기순이익이 2005년 48억원에서 지난해 541억원으로, 주당순이익은 2005년 3004원에서 지난해 1만6935원으로 증가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그룹 내 물량을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을 볼 때, STX그룹 계열사들이 STX건설에 건설용역을 몰아줌으로써 부당하게 지원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또한 "설립 직후부터 지배주주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라, 계열사의 지원이 집중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2005년 1분기 중에 STX엔파코는 보유하고 있던 STX건설 지분 100%를 포스인터내셔널(이후 포스아이로 상호변경, 포스텍에 흡수 합병)에 매각했다. 이 회사는 강덕수 회장이 86.75%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사실상 개인 회사다.

이후 STX건설은 2005년 4월과 6월에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 강덕수 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했다. 또한 2회의 추가 유상증자를 거쳐 현재 강덕수 회장과 두 딸이 각각 25%씩 모두 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소장은 "STX엔파코가 향후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STX건설의 지분 100%를 그룹 총수가 지배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에 매각할 합리적인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며 "STX건설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가 사전에 치밀하게 짜여진 기획의 결과일 수 있다는 의심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정위가 STX그룹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실태 및 STX건설 부당지원 여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위법사실이 발견될 경우 엄정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8월 철회했던 대기업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 현장조사를 재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STX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혐의 관련 조사 요청 서류를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에 FAX 및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FAX를 확인했다"며 "등기우편이 도착하면 정식으로 요청이 접수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STX그룹 측은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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