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장하준 교수의 '23가지' 40일만에 20만부 돌파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

신수연 기자

장하준 교수의 베스트셀러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가 지난 17일 기준으로 20만 4547부가 출고됐다. 약 40일만에 20만부를 돌파한 셈이다.

장 교수의 이 책은 8월 말 영국에서 나오자마자 국영 언론들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영국 주요 언론인 '가디언'에서는 저자 인터뷰에 서평만 두 차례를 싣고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고정 칼럼을 통해 "영국 정치인들이 일독해야 한다"고 권했을 정도다.

◆ 장하준 교수의 '경제 지식IN'

이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논란이 됬던 장교수의 성향과는 상관없이 현실과 밀접한, 그래서 더 답답했던 곳을 잘 긁어(?)주는 그만의 명쾌한 설명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된 23가지 문제들 하나하나는 우리가 씨름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장 교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내가 말하는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데에는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라며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 버스 운전기사 임금에 숨겨진 경제학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가운데 장 교수는 임금이 생산성에 따라, 즉 일해서 거둔 성과에 따라 지급된다는 경제학적 통념의 사실여부를 따진다.

예컨데 버스기사의 경우 스웨덴의 버스 기사는 인도의 버스 기사보다 임금이 50배나 높다. 그런데 과연 버스 기사 일이 과연 50배나 생산성에 차이가 나는 일일까? 오히려 열악한 환경에서 사고없이 운전해내는 인도의 버스기사 숙련도나 노동강도가 더 높은 것은 아닐까?

이와 관련해서 장 교수는 엄격한 이민 정책 때문에 경쟁자가 없는 스웨덴의 버스기사 시장을 말한다. 그렇지만 그는 또 다른 시각도 제기한다.

선진국 사람들이 일한 것에 비해 임금이 높은 것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이민을 가로막는 엄격한 이민 정책 덕분이기도 하지만 최고 경영진이나 과학자, 엔지니어 중 일부가 대단히 높은 생산성을 발휘한 덕분이라는 점, 하지만 이들의 높은 생산성도 혼자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 그 나라가 갖추고 있는 시스템이라는 오랜 역사적 유산에 힘입었다고 설명한다.

이에 장 교수는 "시장에 맡겨 두기만 하면 결국에는 모든 사람들이 타당하고 공평한 임금을 받게 될 것이라는 널리 알려진 주장은 신화에 불과하다"라며 "신화에서 벗어나 시장의 정치성과 개인 생산성의 집단적 성격을 이해해야만 더 공평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즉 개인의 재능과 노력뿐 아니라 역사적 유산과 축적된 집단적 노력까지 적절히 고려해서 개인의 노동에 대한 보상이 행해지는 사회말이다.

◆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한 다양성

이 같이 장 교수가 지적하는 23가지 사실은 지난 30년동안 받아들여졌던 경제 통념과 정면으로 대립되면서 낯설고 불편하게 여겨진다. 그는 자본주의도, 경제학자도 문제가 없지만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자신의 학설 이외의 것을 경제학에서 내몰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사라진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자본주의를 더 나은 자본주의로 만들 수 있는, 경제현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다양성 말이다.

Tip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는 가장 즐거운 방법

영문판 편집자는 차례 바로 앞에 있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는 7가지 방법'(5쪽)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한국판 편집자는 차례(6∼7쪽)를 펴고는 거기서 먼저 읽고 싶은 부분을 골라내 그것부터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한다.

편집자는 "경제 현실에 대한 지적으로 흥미로우면서도 가슴 절절하게 다가오는 '경제와 경제학에 대해 마음을 열어 주는 23가지 이야기 모음집'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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