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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 사는 현재, 행복의 척도는 무엇일까? 세상 많은 이들이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네네츠 사람들에게 제작진의 '행복하세요?'라는 물음에 1초도 주저않고 "행복해요."라고 답했고, '지금 소원이 있어요?'라는 물음에 "없어요."라는 대답에 기자는 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북극 아래 첫 땅, 시베리아 북서쪽의 야말반도 툰드라. 1년 중 7개월이 영하 60도를 오르내리는 겨울이고, 여름이면 세계에서 모기가 가장 많은 곳. 그래서 촬영 내내 제작진들은 (기자의 생각에 따르면) 혀를 뺀 신체의 다른 곳은 모두 모기에 헌혈당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극중 툰드라의 마지막 순록 유목민 네네츠 사람들과 순록을 꼭 닮은 가장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들이 있다. 상상할 수 없는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생명 탄생의 순간을 맞이하는 봄을 지나 푸른 초원이살아 숨쉬는 여름. 그리고 여름 방학이 끝나 도시의 학교로 아이들을 떠나 보낸 가을을 지나 또 다시 맞이하는 겨울의 툰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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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네츠 사람들은 2-3일에 한번씩 20km 이상 이동을 하는 유목민.그들의 유일한 이동수단은 순록이 이끄는 썰매이다. |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제작진은 어떻게 이런 곳을 촬영하고, 영화화 할 생각을 했을까이다. 더욱이 13개월의 기획 조사, 300일의 촬영 기간, 700km 대장정이 만들어낸 <최후의 툰드라-극장판>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국영 방송국에서 조차 쉽사리 시도하지 못했던 초대형 프로젝트. 그런 곳을 어떻게 SBS에서 시도하게 되었을까? 지구면적의 약 10%를차지하는 툰드라 지역은 총 면적은 2/3가 러시아 영토에 속해 있어 외국인의 출입을 철저히 금지하고, 정부의 허가를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했던 것.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촬영 허가를 마침내 받아낸 제작진은 기뻐할 수 만은 없었다고. 영하 60도를 넘나드는 극한의 추위와 예상보다 혹독한 환경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육체의 고통만 있었다면 얼마나 다행이었을까?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대면 체온으로 김이 서려 촬영이 불가능했고, 이 정도일 줄 몰랐던 추위에 대비한 방한용품은 그림의 떡이었다. 그야말로 추위를 둔 촬영과 생존의 갈림길에서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었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곳 네네츠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곳 주(主)민이어서일까? 가진 것에 만족하고, 더 나아가 즐기고 있으니 말이다. 살아있음을 감사히 여기며 살아가는 네네츠 사람들은 자연을 통해 삶의 지햬를 터득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바로 가족이다. 또한, 자신의 가족뿐만 아니라 똑같은 환경 속에 살고 있는 네네츠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툰드라 안의 가족으로 생각하는 것. 그것이 기자는 참 신기하게 생각되었다.
그토록 혹독한 추위에 생명탄생이 있을 수 있을까? 라는 마음이 들었다. 가족이 소중함을 생각하고 그 생각을 생활로 이어간다면, 분명, 아이들이 태어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생후 얼마 안된 갓난아기가 눈에 들어왔다. 그를 안은 부모는 "가족이 가장 큰 힘이다"라는 말로 모든 환경적인 어려움을 불사할 수 있을 것 같은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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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의 순리에 따라 자기의 역할을 찾아서 하는 그리샤와 꼴랴 같은 이곳 툰드라의 아이들에게서 강인하고 의젓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이와 함께 눈길을 끈 것이 있다. 이웃에서 먹을거리를 위해 고기를 잡으러 나간 동안 그리샤와 꼴랴 형제를 그들을 기다린다. 가족을 위해 고기를 얻기 위한 것. 그들에게 얻은 큼지막한 고기 4-5마리를 두고 두 형제는 고민을 한다. 막대기에 고기를 매달거나 자루에 넣어가는 두 형제에게서 또 다른 무엇가를 기자는 깨닫는다.
그리샤와 꼴랴 같은 이곳 아이들은 대자연을 학교와 놀이터삼아 스스로 배우며 성장한다. 누가 시키는 사람도, 가르치는 사람도 없지만, 스스로 자기 일을 찾아 자연스럽게 순록을 썰매에 묶고, 물을 깉고, 장작을 팬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자기의 역할을 찾아서 하는 툰드라의 아이들에게서 강인하고 의젓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아이들 뿐만 아니다. 이곳 툰드라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 이동이 잦은 네네츠 사람들은 춤을 다 분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은 남자가 아닌 여자가 한다. 가볍지 않은 무게와 다량의 기둥들을 정렬한 후 순록이 끄는 썰매에 다는 일까지 모두가 여자들의 일. 행여 남자들이라도 거든다면, 부정을 탄다고 손사래를 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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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후의 툰드라' TV 방송에서도 내레이션을 했던 고현정은 이번 '극장판'에서도 한층 더 따뜻해진 감동을 선사했다. |
'극장판'으로 나오기 전, <최후의 툰드라>는 이미 방송이 됐다. 방송에서도 내레이션을 맡았던 고현정은 이번 '극장판'에서도 내레이션을 맡게 됐다. 당시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는 고현정은 극장판에서 '미실', '여자 대통령'으로서의 기센 고현정으로서가 아니라, 어떻게 들으면 '엄마 같고' '누나, 언니 같은' 따뜻한 감동에 한몫한 듯했다.
그녀는 "네네츠 족 아이들의 모습에 눈물이 나오기도 했고,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장면도 있었다. 그중 그리샤, 꼴랴 형제와 클라바가 생고기를 뜯어 먹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런 툰드라에도 도시의 힘이 미치고 있다. 바로 천연가스 개발로 자연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그 무엇보다 가장 큰 재산인 순록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거라는 그곳 주민의 말에 안타까움이 베어나오기도 했다. 조금씩 변하고 있을 툰드라와. 툰드라가 아닌 도시 학교생활을 그리샤와 꼴랴가 툰드라로 돌아왔을 때, 과연 툰드라는 무엇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고현정의 내레이션처럼 기자 또한 그것이 몹시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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