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신한금융 이사회, 라응찬 前회장 스톡옵션 취소해야”

경제개혁연대 논평…"회사 손실에 대한 책임은 커녕 막대한 이익"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라응찬 前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차명계좌 운용 등 불법행위로 중징계를 받아, 스톡옵션을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 강정원 前 국민은행장의 스톡옵션 취소를 요구했던 금융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인가."

3일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지난달 21일 신한금융 이사회가 라응찬 前 회장에게 부여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이같이 비판했다.

신한금융의 2010년 9월 기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라응찬 前 회장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은 총 30만7354주다. 이 중 행사가격이 현재 신한금융의 주가보다 낮고, 행사기간이 도래해 실질적으로 행사가 가능한 스톡옵션은 21만2241주다.

이 스톡옵션을 라응찬 前 회장이 전량 행사할 경우, 지난달 28일 신한금융 주가(4만7100원)를 기준으로 라응찬 前 회장이 얻게 되는 이득액은 총 28억3000만원에 달한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해당 스톡옵션이 취소되지 않는다면 신한금융의 경영진 간 소송공방 등 지난해 불거진 '신한사태'의 장본인이자,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불명예 퇴진한 라응찬 前 회장이 회사에 끼친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 커녕 막대한 이익만을 얻게 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라응찬 前 회장의 스톡옵션이 2003년부터 2005년에 걸친 경영성과에 대해 부여된 것으로, 지난해 발생한 신한은행 사태와는 무관하므로 스톡옵션의 유지가 스톡옵션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는 "라응찬 前 회장이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게 된 원인인 차명계좌 운용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고, 이로 인해 신한은행도 '기관경고'를 받았다"며 "라응찬 前 회장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그룹에 유·무형의 막대한 손해를 끼친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현행 상법 시행령 제9조 6항 2호에서는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입힌 경우, 회사가 스톡옵션의 부여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스톡옵션 취소 권한이 회사 이사회에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법령 내용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이 금융기관 임직원의 불법행위가 밝혀지더라도 스톡옵션 취소에 대해서는 매번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2009년 9월 경제개혁연대는 삼성 특검수사와 관련해 삼성전자·삼성화재·삼성증권 등의 전·현직 임직원 등에 대해 각 회사가 부여한 스톡옵션을 취소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경제개혁연대는 특히 삼성화재·삼성증권 등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금융감독당국이 나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금융감독원은 공식 답변 없이 비공식적으로 '법률상 금감원의 문책조치를 받았다고 해서 스톡옵션의 행사를 제재하는 조항이 없다'며 '해당 스톡옵션의 부여 취소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는 것이 경제개혁연대의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라응찬 前 회장의 경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법적 하자가 없다며 한 발 물러서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작년 말 금감원의 요구에 따라 국민은행 이사회가 강정원 前 행장에게 부여된 30억원대의 스톡옵션을 취소한 것에 비춰보면 일관성 없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금융기관 임직원의 불법행위는 개인이 불법적 이득을 얻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금융기관의 공신력을 훼손시키고 다수의 금융기관 고객에게 손해를 입힌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보다 엄벌해야 마땅하다"며 "계속해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함에도 불법행위를 저지른 임직원의 스톡옵션 취소에 대한 관련 법령의 미비점을 보완하지 않는 것은 금융감독당국의 명백한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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