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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부동산 법률칼럼]주위 토지 통행권과 주거의 자유

개인 주거 자유의 보장과 법리해석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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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는 공로에 연결되어 그 소유자가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어야 하므로, 어느 토지(A토지)가 주위 토지(B토지)에 포위되어 A토지의 소유자가 공로에 출입할 수 없는 경우에는 B토지를 통행에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A토지의 소유자의 기준에서 이를 주위 토지 통행권이라고 한다. 흔히 맹지라고 할 때 주위 토지 통행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때 A토지의 소유자가 타인 소유인 B토지를 이용하는 것이므로 B토지의 소유자에게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따라서 주위 토지를 통행함에 있어 그 주위 토지가 주택 단지 내 통행로라도 예컨대 연립주택 내 통행로인 경우, 이 경우에도 주택 단지 내 통행로를 주위 토지로 하여 통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유독 주위 토지가 주거공간인 경우에 대법원은 주거의 자유와 평온 및 안전을 우선시하여 주위 통지 통행권을 인정해 주지 않고 있다. 그 이유로 주거는 사람의 사적인 생활공간이자 평온한 휴식처로서 인간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장소라고 아니할 수 없어 주위 토지 통행권을 행사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주거의 자유와 평온 및 안전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나온 최근의 대법원의 판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다75300판결).

지난 96년부터 이 사건 토지를 소유해 오면서 농작물 등을 심어 가꾸어 온 원고는 99년 자신의 토지부근에 연립주택단지가 생긴 이래 일명 ‘맹지’가 된 자신의 토지의 주위토지로서 연립주택단지 내를 가로질러 다니게 되었다. 이후 연립주택단지의 주민들이 담장을 설치하여 원고의 통행을 막은 사안이다.

대법원은 ①원고가 오랫동안 위 연립주택 단지 내 부분을 통행로로 이용하고, 연립주택단지 주민들도 원고의 통행을 묵인하여 왔던 점 ②원고가 통행로로 사용한 연립주택 단지 내 부분은 위 연립주택 단지의 출입구에 해당하여 담장만 철거하면 별도의 비용 없이 원고의 통행로가 확보되는 점 ③위 연립주택 단지 내 부분은 연립주택 단지의 전체 대지의 면적에 비해 상당히 적은 점 ④한편 다른 곳을 통행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통행로를 개설하는 데에 별도의 비용이 필요하며, 도로를 개설해야 하는 면적도 위 연립주택 단지 내 부분에 비해 훨씬 넓은 점 등의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나 연립주택 단지 내의 대지는 연립주택 주민들 전체의 주거공간이고, 연립주택 주민들은 연립주택 단지 내에서 주거로서의 평온과 안전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원고의 위 연립주택 단지 내 부분에 대한 통행권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

한편, 위와 같은 취지의 대법원의 판례가 하나 더 있다(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3다18661판결).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아파트 단지 내 기존 통행로는 아스팔트가 포장되어 있어 차량 통행로로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파트 주민들의 전체 주거공간이므로, 공로로 통할 수 있는 인접한 녹지가 있는 이상 통행로 개설 비용이 들더라도 인접 녹지를 통하여 공로로 나가는 것이 아파트 단지 내의 주거의 평온과 안전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 한다고 하여 위 기존 통행로에 대한 주위 토지 통행권을 인정해 주지 아니하였다.

위와 같은 판례의 경향은 ‘주거는 사람의 사적인 생활공간이자 평온한 휴식처로서 인간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장소라고 아니할 수 없어 우리 헌법도 주거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바, 주위 토지 통행권을 행사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주거의 자유와 평온 및 안전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대법원 1962. 6. 2. 선고 62아3 판결이래로 확립된 법리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위 두 사건 공히 원고들의 통행권을 인정해 주어 주거단지 내 부분을 통행로로 이용한다고 하여도 주거의 안전과 평온이 심하게 침해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주위 토지 통행권도 소유권의 권능으로서 인정되는 이상, 주거의 안전과 평온만을 강조하여 통행권 일체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됨과 아울러 본질적 침해에 해당된다고 볼 여지도 많다. 그러한 면에서 대법원의 판례는 변경되어야 함이 맞지 않을까 싶다.

글ㅣ최수영 변호사(sychoi@lawey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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