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14일 종영 ‘로맨스타운’, 추리극+로맨스·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 출현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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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목드라마 '로맨스 타운'(극본 서숙향, 연출 황의경 김진원, 제작 CJ E&M 에넥스텔레콤)이 14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20부작의 대장정을 마쳤다. 새로운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고 10%가 넘는 시청률로 수목극 2위 자리를 고수하며 감동적인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은 시청률 15.2%(AGB닐슨, 수도권 기준)를 기록, 자체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14일 방송된 '로맨스 타운' 마지막 회는 건우(정겨운)가 미국에서 돌아 온 후 이야기와 부자가 된 식모들이 1번가에서 이웃들과 화해하며 어울리고 살아가려는 노력 등이 펼쳐지며 아름다운 끝을 맞이했다. 미국에서 선물거래로 어마어마한 부자가 된 건우는 순금(성유리)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옥탑방에서 기거하며 "돈이 없어도 자신을 사랑하느냐"고 물었고 순금은 돈이 없어도 건우를 사랑한다”고 말해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건우가 가지고 있던 100억 원 로또 반쪽은 우여곡절 끝에 식모들 손에 들어가 빛을 볼 수 있게 됐고, 끝까지 고고했던 부자 강태원 역시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순금과 식모들이 준 김치전을 먹는 걸로 부자와 식모들 사이의 앙금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중년로맨스로 관심이 집중됐던 황룡(조성하)과 오현주(박지영) 역시 '충성 키스'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
 
한국 방송 역사상 처음으로 가사관리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시청자를 울리고 웃겼던 '로맨스 타운'. 이 새로운 드라마가 남긴 의미 4가지를 되짚어 봤다.
 
-요정 성유리, 연기자가 돼 돌아오다
 
성유리의 물오른 연기가 단연 최고의 화제였다. 할머니, 엄마에 이어 3대째 식모살이를 하는 억척스런 순금 역을 맡은 성유리는 그간 볼 수 없었던 감성 연기로 시청자와 연출진의 갈채를 받았다. 서숙향 작가는 "성유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연기를 잘해 고마움을 느낀다"며 놀라움을 표시했고 연출진 역시 "성유리의 뛰어난 연기 덕분에 드라마가 더 아기자기하고 예뻐졌다"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특히 성유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꿋꿋하게 부잣집 아들과 사랑을 지켜나가는 순금 역을 연기하면서 '눈물의 여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예쁘게 우는 순정만화의 주인공이 아니라 성유리는 입을 벌리고 엉엉 울고, 콧물을 흘리며 펑펑 울었다. 진짜 우는 것처럼 우는 성유리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요정 성유리보다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울음을 터트릴 줄 알게 된 연기자 성유리가 사랑스럽다"는 내용의 글을 시청자 게시판에 수도 없이 남겼을 정도.
 
촬영장에서의 성유리 태도 역시 스태프들의 기억 속에 아름답게 각인 됐다. 한 촬영 스태프는 "정말 힘든 스케줄이었을 텐데 짜증 한 번, 인상 한 번 쓰지 않으며 촬영에 임하는 성유리를 모두 천사라고 불렀다"며 "자세와 연기 모두 일품이었다"고 극찬했다.
 
-식모들, 안방극장을 점령하다
 
'로맨스 타운'을 통해 한국 드라마는 소재의 한계가 없어졌다. 처음 '식모들'이란 제목으로 '로맨스 타운' 시놉시스가 방송가에 돌아다닐 때만 해도 과연 식모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제작될 수 있을까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서숙향 작가는 뚝심으로 '로맨스 타운'을 밀어붙였다.
 
제작사 측은 "'파스타' 서숙향 작가의 역량을 믿었다"며 "식모가 신데렐라가 되는 판타지가 아닌, 식모들이 부자들과 100억 원 로또를 둘러싸고 반목과 화해를 거듭한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새로운 드라마가 나올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로맨스를 바탕으로 100억 원 로또 이야기라는 화려함을 무기로 시청자 앞에 나섰지만, '로맨스 타운'의 진짜 이야기는 이 시대, 이 사회의 계급 문제였다. 약간은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시청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는 식모-부자 간의 계급 이야기는 서숙향 작가의 능수능란한 필력으로 부드럽고 아기자기 하면서도 아름답게 드라마에 녹아 들었다.
 
-추리극 로맨스, 새로운 드라마의 장을 열다
 
황의경 감독은 방송 전 "구태의연하고 어디선가 본 듯한 패턴의 장치는 러브 스토리에도, 100억 원 로또 이야기에도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송이 6회쯤 접어들었을 때 시청자들은 감독과 작가가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었다.
 
성유리를 둘러싼 정겨운과 김민준의 사랑 쟁탈전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일 거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어 버렸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반전의 반전으로 감독과 작가는 이 세상 군상들의 모습을 스릴 넘치게 엮어냈다.
 
‘로맨스 타운’은 로맨스와 100억 원 로또를 둘러싼 추리극 형식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로맨틱 코미디, 블록버스터, 사극, 형사극 등 천편일률적이었던 드라마 틀을 과감히 깨부수는 통쾌한 반전을 선사했다. 
 
-'중년돌' 조성하, 뚜 김예원의 발견
 
‘중년돌’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조성하와 베트남 가사도우미 뚜 역의 김예원 역시 '로맨스 타운'의 빼놓을 수 없는 발견 중 하나다. 영화 '황해'에서 소름 끼치는 연기로 화제를 모았지만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는 아니었던 조성하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왕 역에 이어 '로맨스 타운'의 황룡 역을 맡으면서 '중년돌'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성유리-정겨운-김민준 삼각관계도 인기였지만 조성하와 박지영-양정아의 러브라인 역시 큰 관심을 받았다. 결국 조성하는 박지영, 양정아 두 여배우와 극 중 키스신을 촬영하며 촬영장 안과 밖의 높아진 인기에 행복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기억에 크게 각인되는 연기자가 됐다.
 
영화 '써니'에서 불량서클 '소녀시대'의 리더로 출연했던 김예원 역시 '로맨스 타운'의 베트남 가사관리사 뚜 역을 맡아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역할에 따라 180도 달라지는 연기력을 자랑하며 자연스런 베트남식 한국어 대사를 구사해 '로맨스 타운'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제작사 측은 "추운 봄날에 시작한 촬영이 장마가 한참인 지금 끝이 났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시청자에게는 정말 새로웠던 드라마, 제작사 입장에서는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너무나도 열정이 넘치고 착했던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라고 소회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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