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中 "물가는 잡아야 하는데 세계 경제는 나빠지고..."

내우외환에 딜레마에 빠진 中 경제

이규현 기자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금융위기 후 순항해 오며 터줏대감 같던 일본까지 뛰어넘어 세계경제 2위에까지 오른 중국 경제가 자국 내 인플레이션 급등과 미국 신용등급 하락 등의 안팎 악재를 만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작년 동월보다 6.5% 급등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는 37개월 만의 최고치이며, 전달의 6.4%를 웃도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물가 상승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기에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었다. 그리고 37개월만에 최고치까지 오른 것을 확인한 8월에는 금리 인상을 추진할 수 있는 적기였다.

그러나 예기치 못했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의해서 이루어지면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부각돼 중국의 금리인상이 쉽지 않게 됐다. 게다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발 악재도 언제 다시 터질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증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에 빠졌고,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요동치고 있으며,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지난주 이후 갑자기 금융 및 상품시장이 혼란에 휩싸여 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잡는 것은 더 어려워지게 됐다.

중국은 올해 경제운용의 최대 목표를 인플레이션 억제에 두겠다고 수 차례에 걸쳐서 말해왔다. 하지만 각종 악재로 인해서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긴축을 하는 것은 쉽지 않게 됐다. 이미 18개월 이상 지속하고 있는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하기에 또 긴축을 한다고 물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주요국의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에 혼란이 벌어져 세계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의 상처가 채 다 아물기도 전에 더블딥으로 가는 상황을 눈앞에 두고 중국만 홀로 긴축기조를 유지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에게 긴축과 물가잡기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7일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이로써 지난 해 10월 이후 벌써 5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로 인해 현재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50%로 오르고 대출금리는 6.56%다. 또 은행 지급준비율도 올해 들어서만 벌써 5차례 인상해 사상 최고인 21.5%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예금금리는 7월 CPI 상승률과 비교할 때 아직 3%포인트나 낮은 마이너스 금리 상태다. 중국은 또 최근 물가급등과 부동산가격 급등 등에 따른 사회불안이 폭발직전에 이르렀다. 실제로 택시와 트럭기사들이 파업에 나서는 등 일반 국민의 불만이 만만치 않다. 특히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10% 이상 고성장을 지속하며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불만세력이 크게 늘어나 물가급등을 계속해서 방치했다가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사회불안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중국은 물가잡기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딜레마에 빠진 상태에서 상당수 전문가는 중국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중점을 두고 있어 긴축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투자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SG)은 최근 보고서에서 "7월 CPI 상승률이 금리인상을 촉발해야 하는 수준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는 것은 중국 정책 담당자들의 결정을 매우 어렵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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