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재벌총수 자녀, 아들은 '외형' 딸은 '내실' 중점 경영

경영스타일ㆍ업종 차이가 실적에 영향 미친 듯

이호영 기자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경영일선에 뛰어든 재벌 총수의 아들이 매출에 중점을 둔 외형성장에 치중한다면, 딸은 순익을 높이며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재벌닷컴이 총수 자녀가 임원인 20개사를 대상으로 임원 선임 이후 실적 변화를 조사한 결과, 아들이 임원으로 재직하는 10개사의 매출은 연평균 33.0% 성장했다. 반면 딸이 임원인 10개사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그보다 14.4%포인트 낮은 연평균 18.6%에 그쳤다.

그러나 순이익 증가율은 딸이 임원인 10개사의 순이익이 연평균 41.9%씩 성장해 아들이 임원인 회사의 연평균 순이익 증가율 27.5%를 14.4%포인트 앞섰다.

예를 들어 이재용 부사장이 2001년 임원으로 선임된 이후 삼성전자의 매출은 연평균 25.5%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연평균 16.9% 늘어나는데 그쳤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아들 정의선 부회장이 임원으로 승진한 1999년 이후 현대차의 매출액은 연평균 30.0% 증가했지만, 순이익 증가율은 이보다 낮은 24.7%를 기록했다.

반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임원으로 승진한 2004년부터 호텔신라의 매출액은 연평균 40.6% 증가한데 반해 순이익은 15.7% 높은 연평균 5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2005년 임원에 오른 다음 제일모직의 매출액은 매년 17.8%, 순이익은 31.7%씩 성장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글로벌(옛 현대U&I) 전무가 등기이사로 선임된 2005년 이후 이 회사의 매출은 연평균 25.5% 증가한데 반해 순이익은 53.0% 늘었다.

특히 동양그룹과 오리온 그룹이 분리된 2001년 이후 이화경 사장이 이끄는 오리온의 매출은 연평균 4.9% 증가했으나 순이익 증가율은 그 10배가 넘는 58.9%에 달했다.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는 "총수 자녀가 회사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경영스타일 차이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벌 총수 아들이 주로 전자, 자동차, 중공업 등 실적이 안정권에 오른 주력사에서 주로 일하지만, 딸들은 호텔, 광고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업종에 몸담고 있어 이런 차이가 나타난다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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