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남극의 눈물> 아시아 최초, 황제펭귄의 1년을 카메라에 담다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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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남극의 호주기지에서 300여일동안 고립된 채 황제펭귄의 1년간의 생애를 촬영하는데 성공한 남극의 눈물 제작진. 이 시도는 아시아에서 최초이며 세계적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한국다큐멘터리의 쾌거이다.

혹한의 겨울, 알을 지키는 황제펭귄 아빠의 희생과 사랑 

남극의 황제펭귄 수컷들이 맞서야 하는 추위는 영하 60도. 수컷들은 자신의 알을 발 위에 올려두고 ‘배란낭’이라고 불리는 뱃가죽 안으로 알을 품는다. 자칫해서 알을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1분 만에 알은 얼어붙는다.  

수컷들은 남극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허들링’이라는 그들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겨울을 난다. 제작진은 누구 하나 밀어내지 않고 공생하는 황제펭귄들만의 지혜를 카메라에 담았다. 최소한의 수분유지를 위한 눈 섭취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두 달간 알을 품는 황제펭귄은 인간보다 더 따뜻한 부정을 보여준다.

탄생, 첫 번째 시련 

알에서 깨어난 새끼가 스스로 몸의 온도를 조절하고 유지할 수 있기까지는 50일이 걸린다. 아빠에게서 떨어져 나가면 새끼는 제대로 한 번 울어보지도 못한 채 몇 분 만에 얼어 죽게 된다. 부화한 황제펭귄 새끼가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시련. 새끼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새끼에 대한 무서운 집착, 새끼 쟁탈전   서식지에서 천적보다 더 무서운 무리는 바로 알을 잃어버린 수컷들이다. 황제펭귄은 새끼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해서 새끼들이 죽어도 며칠간 밤새워 품고, 잃어버린 알을 잊지 못해 알 대신 얼음덩이를 품기도 한다. 그리고 이제 그들이 무리를 지어 새끼를 뺏기 시작했다. 일명, ‘새끼 쟁탈전’이다. 새끼가 없는 펭귄들이 무리를 지어 새끼를 품은 펭귄을 공격하고, 부모는 필사적으로 방어한다. 새끼가 아니라면 그들 역시 남극의 겨울을 이겨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얼음대륙에 남은 위대한 유산
 

새끼들은 자랄수록 더 많은 먹이를 원하고, 부모들은 모두 바다로 나가 먹이를 구해온다. 부모의 빈 자리를 채우는 것은 바로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들. 새끼들은 유아원을 형성해 본능적으로 허들링을 하고, 같이 걸어 다니며 먹이도 먹고 미끄럼도 탄다. 펭귄마을은 이제 새끼들로 가득하다.  

황제펭귄이 남극에서 새끼를 낳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이유는 겨울동안에는 천적이 없다는 것과 두 번째 이유는 새끼가 자랄 쯤에 봄을 맞기 위해서이다.  이제 여름이 오면 부모도 바다를 향해 떠나고, 한 달간의 털갈이를 마친 새끼들도 첫 출정을 나설 것이다. 얼음대륙에는 이제 위대한 유산이 남았다. 남극의 추위에 지배하지도, 맞서지도 않았지만 자연에 적응하고 순응한 얼음대륙의 황제, 황제펭귄. 그들은 계속해서 얼음대륙 위의 삶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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