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UAE 10억배럴 유전 한국 우선참여권' 사실보다 과장돼

미개발 3개 광구 100% 지분 확보 합의도 부풀려져

오희정 기자

[재경일보 오희정 기자] 지난해 3월 정부가 자원외교의 쾌거로 홍보했던 우리나라의 아랍에미리트(UAE) 10억배럴 이상 유전에 대한 우선적인 지분참여 권리가 실제 사실보다 부풀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미래기획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3월 13일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UAE(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유전을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한국, 37년 만에 UAE 아부다비 유전의 문을 열다’라는 제목의 이 보도자료대로라면, 우리나라는 UAE 유전에서 약 12~13억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선참여권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 참여기회를 보장받는다는 수준의 합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당시 최대 100% 지분 확보가 가능할 것처럼 발표된 현지 미개발 광구 3곳에 대한 참여폭도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40% 이상 확보가 가능하고, 100%는 목표에 불과한 수치지만 목표를 사실로 과장해서 표현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이들 성과는 원유 600만배럴을 한국 비축시설에 무상 저장하려는 UAE 측의 희망을 들어준 대가로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미래기획위원회, 지식경제부, 한국석유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정부가 발표한 아랍에미리트(UAE) 10억배럴 이상 유전에 대한 우선적인 지분참여 권리는 단순한 참여기회 보장이 과장된 것으로 밝혀졌다.

매장량 10억배럴 이상 생산유전에 대한 `우선적인 지분참여가 가능하다'는 내용인 것으로 발표된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는 실제로는 'UAE 측은 자격이 있는 한국기업들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 골자였던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에는 다른 나라 기업들과의 경쟁에 밀려 10억배럴은 커녕 원유를 거의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당시 정부는 UAE 국영석유사가 60% 지분으로 운영권을 갖고 있고 BP, 쉘, 토탈, 엑손모빌 등 메이저들이 나머지 40% 지분을 보유 중인 10억배럴 이상 생산유전에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이들 메이저를 대신하여 참여하는 것을 보장받았다는 뉘앙스를 풍겼었다. 해당 유전은 매장량이 94억, 50억, 35억, 15억, 12억, 9.7억배럴인 6곳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2014년 1월 이후 메이저들의 재계약 시기가 닥치기 때문에 올해 MOU 내용을 확정하고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다.

이와 관련, 지경부와 석유공사 측은 MOU가 원래 구속력은 없지만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MOU를 체결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대해 특별한 배려를 한 것이어서 우선적 참여 권리를 보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금년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만큼 성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을 내놓은 것.

미래기획위 관계자는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지분참여는 하게 될 것"이라며 "참여할 수 있는 방법과 대상 광구, 시기 등을 놓고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개발 광구 3곳에 대한 독점권 확보 계약(HOT.주요조건계약서)도 당초 100% 지분을 획득함으로써 독자적 운영이 가능할 것처럼 홍보된 것과 달리 원칙적으로는 40% 까지가 한도이지만, 그 이상도 될 수 있다는 정도에서 합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발표 당시 정부는 우리나라가 3개 광구에 대한 권리를 독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고 밝혔었다.

한-UAE 당국은 지난해로 설정한 본계약 시기를 올해 상반기로 미루고 최근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고 미래기획위와 지경부 측이 전했다.

석유공사는 이를 위해 국내 에너지 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꾸리기로 하고 주요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혀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UAE가 한국 비축시설에 원유 600만배럴을 무상 저장하기로 한 것을 두고 한국은 별도 예산없이 7천억원 규모의 전략 비축유를 확보하고 UAE는 저장비용을 절감하게 됐다는 당시 설명에 대해서도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임대료를 받고 저장시설을 빌려줘야 한다"면서 "UAE는 '갑'의 위치와 같은 중동산유국이자 거대 원유공급국으로서 발표 시점 이전 몇년간 계속 우리나라 비축시설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겠느냐는 희망을 말하며 의사를 타진했다"고 전했다.

결국 곽 위원장과 지경부가 “MOU 체결 대가로 UAE 측에 주는 것은 없다”고 했지만, 임대료를 받지 않고 저장시설을 빌려주는 것은 사실상 UAE 측에 혜택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측은 그에 대한 대가로 UAE 유전 개발 쪽에서 뭔가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양국 사이에 관련 비즈니스 합의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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