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유 산업, 민영화 인한 폐해..이대로 둘 것인가

GS칼텍스, 2011년 3천460원..SK이노베이션, 2007년 주당 2천100원 배당성향 보여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기름값은 왜 오르기만 하고 내려가는 일이란 없을까. 이 문제의 답은 실제 정유사들의 행태를 살필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는 2009년 6월부터 2011년 5월까지 2년간 1조3천억여원의 초과이익을 취했다. 국내 정유사들의 휘발유 및 경유 공장도 공급가격이 싱가포르 국제상품시장에 비해 각각 ℓ당 평균 24원, 18원 더 높았기 때문이었다.

국내 정유사들이 기름값을 올려받는 것은 최근의 일만이 아니다. 2007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은 정유사들이 공장도가격을 부풀려 신고해 소비자들은 그 해 상반기에만 1천870억원을 더 부담했으며 1998년~ 2007년 상반기까지 27조6천여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밝혔다.

어쨌든 그러다 정유사의 민영화가 되며 기름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1998년은 유가 자유화가 실시된 해인데, 석유 공급을 시장에 맡겨놓은 결과로 최소한 27조6천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석유 공급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4개 정유사들이 가격담합과 같은 방법으로 초과이익을 누리고 그 피해를 소비자들에게 전가된 것은 민영화로 인한 당연한 결과였다. 산업의 혈류라고 할 석유공급을 사기업들의 수중에 맡겨놓은 채 국가는 공공 서비스 제공의 책무를 방기해왔기 때문이었다.

민영화 이전에는 정유 산업을 1962년 설립된 대한석유공사가 맡았었다. 그러다 시설확장을 위한 걸프오일(미국 자본)과의 합작으로 경영권을 넘겨주게 됐고 걸프 오일이 철수한 이후인 82년 전두환 정권에 의해 선경그룹(현 SK이노베이션)에 넘어갔다.

신군부 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삼성을 비롯한 굴지의 재벌들이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하기 위해 로비전에 뛰어들었고 당시 재계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던 선경이 인수에 성공하자 재계서열 5위로 뛰어올랐다. 이어 64년에는 극동석유공업(현 현대오일뱅크), 66년 호남정유(GS칼텍스), 69년 경인에너지(SK인천정유), 76년 한·이석유(에쓰오일) 등이 설립되면서 현재와 같은 독과점 형태가 형성되게 된 것이다.

이후에도 국내 석유 가격은 정부의 가격고시제 등으로 잡혀져 있었고 그러다 97년 1월 가격자유화를 실시, 민영화로 이행되게 된다.

이후로 기름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한인임 원진재단부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은 "97년 정부의 유가 자유화 이후, 국내 석유 공급 가격은 원유 도입 단가와는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고 지적했다. 

정유사들은 그렇게 독과점에 의한 초과이익에 기반해 막대한 배당을 챙겼다. 정유사 주식은 배당성향 때문에 특히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GS칼텍스의 경우 당기순이익 대비 40% 대의 배당성향을 보여왔다. GS칼텍스의 2011년 배당총액은 3천460억원으로 순이익의 48%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03년 소버린과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603%의 배당을 하는 등 2000년대 들어 GS칼텍스 보다 높은 배당성향을 보여왔고 2007년부터는 이익 규모와 관계없이 주당 2천100원의 고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의 정유사들 또한 제조업 평균에 비해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는 건 다르지 않다. 배당성향을 비교해보면, 외국인 지분율의 순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폭리를 취해 벌어들인 돈이 배당 잔치를 통해 결국 외국 자본의 손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민영화된 정유사들은 독과점을 통해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하고 있어 높은 배당을 챙기고 있다. 그러나 설비투자율은 매우 낮아 그 폐해로 환경오염의 피해가 발생하고 이것이 국민들에게 안겨진다는 점이 현실서 마주하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2005년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GS칼텍스 정유가 위치한 여수산단 내부 노동자들은 발암물질인 벤젠·1,3-부타디엔·비닐클로라이드 모노머 등에 단시간 고농도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의 단시간 노출기준에 비해 최고 300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에 대해 수년간 대책을 촉구하고 있으나 2010년 초 노동부 발표 때에는 오히려 벤젠 노출이 단시간 노출기준의 450배를 초과했다.

이 벤젠과 1,3-부타디엔은 백혈병과 림프종 등을, 비닐클로라이드 모노머는 간혈관육종을 일으키는 주요 '발암물질'이다. 때문에 이들 지역의 노동자들과 지역민들에게서 백혈병, 림프종과 희귀병이 더 많이 나타나고 있고 또 가려움증·두통과 같은 만성적 증상도 이어지고 있다.

다른 정유회사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공장에서는 발병률이 10만명 당 3명인 급성골수성백혈병, 10만명 당 19명인 비호즈킨 림프종, 10만명 당 1명인 재생불량성빈혈로 2천900명의 생산직 가운데 단 2년간 4명이 산재인정을 받았다.

기간산업을 사기업에 맡겨놓을 때 생기는 그같은 폐해들이 우리나라 '정유 산업'에서 이처럼 일어나고 있다. 석유소비량 세계 6위. 그러나 모든 석유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이같은 상황에서 석유 공급, 계속 이대로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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