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사태는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일이다. 지방자치제 선거를 통한 시장 취임체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시, 과시행정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고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된 곳이 인천시였다. 오는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집안살림은 안중에도 없이 주경기장 건설과 월미은하레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도시축전 등에 혈세를 쏟아 부어 왔다. 문학경기장을 주경기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었지만, 신축을 고집해 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사용했다. 만약 문학경기장을 주경기장으로 리모델링해 사용했다면 540억원 정도면 해결될 문제였다.
인천시는 2009년 세계도시축전 행사에 1400억원, 월미도 관광열차 건설에 850억원을 썼으나 도시축전에선 장부상으로만도 150억원 적자가 났고, 관광열차는 부실 공사로 개통도 못 하고 수백억을 들여 철거해야 할 판이다. 인천시의 이런 주먹구구 사업 추진으로 부채가 2007년 1조4063억원에서 작년 3조1842억원으로 126% 증가했다. 빌린 돈을 벌어들인 돈처럼 물 쓰듯 쓴 탓에 인천시 부채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26%나 급증했다. 수치상으로 본다면 아시안게임 주경기장과 지하철 건설 건으로만 올해 지방채 6481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시는 이달부터 공무원들의 시간외수당과 산하기관 파견수당 일부를 삭감하고, 송영길 시장의 연간 직급보조비 1억1천400만원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 간부들 성과연봉도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현실적인 대안이 아닌, 임시 방편만을 내놓고 있어 더욱 미래가 염려된다.
실제 시는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인천터미널을 매각하는 초유의 사태로 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유엔기구·국제기구 3곳 (유엔해비타트, 유네스코 아태지역 무형유산센터,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국제연구네트워크인 테인협력센터)은 입주신청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국제기구 한 곳을 운영하는데 연간 5억~6억원을 지출해야 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수천억의 부채를 타당성 없이 발생시킨 것에 대하여 수억 때문에 국제적인 기구유치를 포기하는 희생을 선택하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자체는 각 지자체 예산 규모에 따라 행정안전부가 정해 놓은 발행 총액 한도를 넘지 않으면 지방채를 얼마든지 발행할 수도 있다. 지방의회 의결을 거치게 돼 있지만 지방의회가 꼼꼼한 심사로 제동을 거는 일은 거의 없다. 중앙정부가 그 지방채를 대부분 인수한다. 지자체가 진 빚(지방채)을 못 갚으면 중앙정부가 나중에 다 갚아주니 지자체는 마음 놓고 빚을 끌어다 쓰는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인천시의 선택은 결국 중앙정부에 거액의 부채를 발생시키고 기대버리는 수순으로 가게 될 것이며 두손두발 들게 된다.
문제는 인천시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부산시와 대구시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재정난은 비단 인천시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 현재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25%를 초과해 `주의 단계'에 있는 지자체 만도 4곳이나 된다. 또한 주의 단계로 격상될 우려가 있는 곳도 57곳이나 돼 심각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자체가 국비를 지원받아 하는 사업 가운데 300억 이상의 신규 투자 사업이나 30억 이상 행사성 사업을 할 때 타당성 심사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정권을 막론하고 2003~2009년 전국 지자체 2141건, 210조원 규모의 사업 가운데 85%에 '적정'이라는 도장을 찍어줬다.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지자체 재정 소요에 대한 효율적인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 이제는 지방자치를 뒷짐만 지고 바라 봐서는 안된다. 정부가 나서 정책방안을 모색해야 하고, 지자체는 지역민들을 통한 감시단체를 구성해 필요 이상의 재정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사업조정 등을 통해 재정 건전화에 힘써야 한다.
지자체의 선심행정과 이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양극화 시대 생존을 위협받는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표심을 위한 공약남발이 가속화되는 지금, 유권자들의 선택이 더욱 신중해야 함은 물론이고 당선자들의 공약사항에 대한 책임있는 행정에 있어 진지한 재논의가 있어야 하겠다. 초고령화시대 접근과 함께 국가재정부족이 유력시 되고 있는 이 때 우리의 아들, 딸에게, 후손들에게 더 큰 빚을 지우지 않기 위하여 고민해야 한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