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deflation)이란 한 국가의 경제에서 재화와 용역의 일반적이고 지속적인 물가의 하락을 의미한다. 디플레이션은 일반적이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경제상 거래에서 사회적으로 통산 필요되는 양 이하로 통화가 수축하여, 그 까닭으로 화폐의 가치가 상승한다. 즉 물가가 하락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것은 인플레이션과는 정반대의 상태이다.
따라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실질금리 상승, 실질임금 상승, 실질채무부담 등 현상이 나타나 소비와 생산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디플레이션이 진행되면 부동산 등 실물자산보다는 화폐 형태로 재산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되고, 채권자와 고정 수입자(임금 소득자 포함)가 채무자나 기업가에 비해 유리한 상황이 된다.
디플레이션 때에는 기업의 도산이 늘고, 전체적인 기업활동은 정체하고, 생산의 축소가 이루어진 결과 실업자가 증대한다. 또 임금이나 봉급의 지배(遲配, 지급을 늦춤)•결배(缺配, 지급을 하지 않음)나 절하(액수를 낮춤)의 사태도 야기될 수 있다. 한편에서는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에 편승하여 대기업으로 흡수 합병이 이루어지고 독점적 지배가 강화되기 쉽다. 따라서 많은 경제연구가들은 디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보다도 훨씬 잔인한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인구구조 동향과 전세계 국가들의 과도한 부채발생방식의 자금집행방식은 디플레이션 발생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 3분기 중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1%를 기록해 40개월 만에 2009년 1분기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발표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직후처럼 성장이 사실상 멈추는 불황을 다시 겪고 있다는 말이다. IMF 당시보다도 지금이 더 힘들다는 한 자영업자의 이야기가 전혀 엄살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정부의 당초 예상과는 달리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3분기 중 설비투자가 4.7%나 감소한 반면 수출은 2.8% 늘고 민간 소비는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한국이 20년 불황에 시달리는 일본을 닮아간다며 저성장 구조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이 잡지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데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척되는 등 그 양상이 일본의 20년 전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자유 수준과 사적 재산권 보장, 투자자 보호 수준 등이 일본이나 대만보다 오히려 낮은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나마 일본의 실패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역설한다. 이미 20년째 장기불황인 일본이다.
그러나 그 다행이 다행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 인구구조 문제점은 오히려 일본을 더 능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가장 급속도의 고령화 전환 국가이다. 일본은 우리보다는 더 긴 시간에 걸쳐 2006년에 노인인구 비율이 20%에 이르는 초(超)고령화 국가가 됐다. 우리는 더 빠른 시기에 노인 인구가 2026년쯤 20%에 도달할 전망이다. 14년 후면 한국이 지금의 일본처럼 초고령 사회가 된다는 말이다. 기업 활동의 주력 부대인 25~54세 인구는 2009년부터 벌써 줄기 시작했다. 일본에선 개인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노인층이 노후를 걱정하며 소비 지출을 줄이는 바람에 정부가 아무리 경기부양을 시도해도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인구구조의 문제점과 함께 아울러 부채에 근거한 경기부양방식의 한계점 도달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은 2018년까지는 글로벌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거품이 꺼져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거대 수출시장인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중국마저 수출과 내수가 바닥을 헤매면서 올해 중국은 성장률 목표치 7.5%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이 경제의 방패라고 철썩같이 믿을 수 없는 상태이며,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입장에선 중국의 성장둔화는 치명타가 된다.
인구구조 문제점과 글로벌 불황이 접목되면서 성장이 정지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물가가 내리는 디플레이션 조짐도 관찰되고 있다. 20년간 지속되고 있는 일본형(型) 장기 불황은 이런 증세와 함께 시작됐다. 소셜커머스, 떨이시장에서만 국한한 가격하락이 일상화 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 공산품의 경우 '가격 파괴'를 내걸며 바겐세일을 해도 매출은 제자리걸음이고, 일부 농산물과 서비스 가격이 치솟는 것을 제외하면 물가도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저금리 체제 아래에선 디플레이션이 본격화하면 경제의 모든 부문이 축소 지향(指向)으로 흐르게 된다.
이제 새로 등장하는 정권은 우리가 장기불황의 초기 단계, 디플레이션 위기의 시대에 돌입했다는 전제 아래 경제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지난 50여년 동안 인구 증가와 과도한 신용발생을 전제로 시행했던 경제 정책의 틀을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연금 및 복지, 교육 제도도 선거공약사항의 현실성을 파악해 가면서 뜯어고쳐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장기적으로 인구구조의 변화는 젊은 층이 살만해야 변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노력은 단순 표심정책 만으로는 불가능 하다.
국가의 틀, 경제의 기본 구조를 노령화 속도를 감안해 변혁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경제는 고령화라는 장애물 앞에서 주저앉고 말 것이다. 금번 대선 임명될 대통령 분 역시 현재 보여주고 있는 승리까지의 노력와 열정을 능가하는 에너지를 승리 이후의 치정에도 이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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