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재경칼럼] 우주강국과 박근혜식 물부충생(物腐蟲生)

부패전쟁하면 달착륙선과 제2 한강기적 만든다

지난 30일 오후 4시 나로호는 엄청난 굉음과 불꽃을 튀기며 한반도를 박차고 솟아 오르며 험난했던 10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5천년 역사를 이어온 이 땅에 우주길을 여는 일대 사건이었다. 장엄한 광경을 지켜본 국민들은 모처럼 가슴이 “뻥” 뚫렸다. 그간 두 차례의 발사 실패와 수많은 연기를 한 터라 이날의 탄성과 환호, 박수는 유쾌, 상쾌, 통쾌였다. 

성공뒤엔 항상 숨은 공로자가 있는 법.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150여명과 대한항공, 삼성테크윈,한화,한국화이바 등 협력업체 직원 200여명 등 총 500명의 실무진이 그 주인공들이다. 5천만 국민들의 염원속에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구슬땀과 눈물이 이뤄낸 쾌거다.
 

나로과학위성이 정상 궤도에 진입한 것이 공식 확인되면서 우리 나라는 ‘우주 클럽’ 11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그러나 우주 선도국과 비교할때 55년이나 뒤쳐진 걸음마 단계다. 이미 선진국들은 우주왕복선, 우주정거장을 운영하고 있고, 태양계 행성까지 탐색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8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화성 탐사선 큐리어시티호다. 장장 8개월여 동안 총 5억6천만㎞를 날아가 화성 표면의 암석을 분석하면서 생생한 영상을 지구에 보내오고 있다. 유럽도 2025년 유인화성탐사를 목표로 ‘오로라’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이웃 일본과 중국도 뒤질세라 선도국들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지금 우주 개발 전쟁중이다. 이제 삼수 끝에 우주개발 서막을 세계에 알린 대한민국이 2021년 순수 국내 기술로 로켓을 개발해 1.5톤 급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물론 우주개발 투자가 뒷받침 된다는 전제다. 현재 우리나라 우주예산은 한해 3000억원 수준으로 중국과 일본의 10분의 1정도이며 전문인력도 부족하다.  

이런 척박한 우주개발 생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강력한 추진력과 불굴의 의지가 관건이다. 전자공학 전공 출신답게 박근혜 당선인은 달에 태극기를 휘날릴 것이라며 우주 개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신설될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2020년 달 탐사 공약은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본다.  

지금 새 정부가 공약한 300개 넘는 공약이 박근혜 당선인 발목을 잡고 있으며 대부분의 언론들과 여권내부에서 조차 공약 일부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조원이 들어갈 우주 강국의 꿈은 장밋빛 청사진 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 슈퍼 부자들이 조세피난처 등 해외로 빼돌린 자금이 890조원대로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40년간 매년 22조원씩 세금없이 불법으로 국외로 송금한 규모다.  

물론 영국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 단체가 발표한 것이어서 액면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상징하는 바는 매우 크다. 과거 산업화 50년간 벌어진 역대 정권들의 비자금과 일부 재벌 대기업들의 세금없는 대물림 규모, 탈세 규모 등을 보면 890조원은 허황된 금액은 아니라고 본다. 

박근혜 당선인은 지난 30일 공직 부패척결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이며 공약재원마련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인수위원회에 주문했다. “1%가 부정부패를 저지르면 99% 공무원들이 욕먹는다”며 공직사회의 청렴성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기존 예산은 6을 줄이고 세금은 4를 거둔다는 6대 4원칙”을 언급하며 “접시 깨뜨릴까봐 닦지도 않는 공직자들은 절대 용납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500개나 되는 정부산하 각종 위원회도 통폐합시켜야 된다고 말했다.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복지부동하는 관료주의를 질타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정부패와 관료주의 척결을 통해 박근혜 정부 5년간 약 50조원 이상의 세수를 늘릴 계획이다.  

그간 사설에서 누차 강조한 것처럼 정부 3.0시대에 공직사회에 발상의 전환인 퍼플오션 전략을 주문한 것으로 부패와의 전쟁으로 요약된다.  거듭 밝히지만 여권만이라도 더 이상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흔들어 대지 말라. 국회의원 세비를 먼저 줄이고 나서 공약철회를 주장하는 것이 순서다.

‘물부충생(物腐蟲生)’ 즉, 물건이 썩으면 파리가 몰려든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첫 공식 회의에서 공직자들의 부정·부패와 관료주의 척결의지를 천명하면서 언급한 것으로 박근혜 당선인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조세정의네트워크에 따르면 중국도 40년간 해외로 빼돌린 자금이 1362조원으로 세계 1위다. 새로 뽑힌 이들 두 나라 정상들에게 부패와 관료주의 척결은 다른 민생 사안보다 시급한 문제였을 것이다. 

법구경에 “쇠에서 생긴 녹이 쇠를 먹어가듯” 녹슨 공직사회를 경계해야 된다. 1% 공무원이 녹슬면 99% 공무원은 물론 사회도 국가도 모두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이번 한주는 희비가 교차했다. 최시중·천신일 대통령 측근들이 감옥에서 나오고 최태원 SK 회장이 들어가고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가 물러났다. 그리고 나로호가 이런 꼴이 역겨웠는지 우주로 '훌쩍' 떠났다.  

요즘 영화 ‘레미제라블’에 한국 관객이 열광하고 있다. ‘광해’처럼 신분상승과 함께 개인사와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 이유일 것이다. 

부패전쟁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일자리와 복지, 신분상승도 쫓고 달착륙선도 쏘아보자.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송-쓰루(song-through: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로만 이어짐)을 과감하게 도입해 성공한 것처럼 말이다.  

향후 50년은 부패전쟁에 미친 '싸이 대통령'이 필요하다. 싸이 대통령이 돼야 약속 대통령과 함께 민생 대통령, 대통합 대통령을 수행한 ‘그랜드 슬램 대통령’이 되는 것이며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기대할 수 있겠다.  

이번 달에 여의도에서 그런 강단있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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