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재경칼럼]불상·외환은행·정치권의 환지본처

불상과 외환은행 모두 일본과 관계된 장물이다

국민들이 신뢰와 믿음을 보냈는데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가 조찬기도회에서 우리 정치 지도자들 모두 본연의 소임이 무엇인지 스스로 돌아봐달라며 한말이다.

오늘로써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12일째지만 정부조직법 처리가 국회에서 표류중이다보니 무정부와 식물정부, 반토막 정부라고 언론들은 비아냥댄다. 우수 경칩이 지나 봄기운이 완연한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정권을 거머줬었도 정권의 짜릿한 단맛을 못보니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심정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지켜보는 국민들은 그저 헷갈린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나서서 정치권에 봉사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할까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유야 어찌됐든 잘못 뽑은 국민들 탓으로 돌려야 겠다.

이제 정치권은 34년만에 청와대에 입성할 때 입은 박근혜 대통령 치맛자락을 그만 잡아당기고 본연의 책무를 다해 국민들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려 줘야한다. 유엔 안보리의 북핵 제재결의안 통과와 북한의 서울·워싱턴 불바다 발언으로 나라안팎이 요동치고 있는데 언제까지 혈세만 꼬박꼬박 챙기며 민생을 포기한단 말인가. 국민들은 좌불안석이니 손톱밑 가시처럼 비춰지고 있는 정치권은 누구 탓하기 전에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얽힌 실타레를 풀며 제자리로 가야한다.

이런 의미에서 부석사 불상과 외환은행 문제가 정치권에 던지는 교훈은 의미가 깊다하겠다. 부석사 불상과 외환은행은 본질적으론 동일하다. 장물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충남 서산 부석사의 국보급 불상이 문화재 도굴범에 의해 밀반입됐지만 일단 일본으로 이전을 금지한 법원 가처분 결정으로 불상은 한일 정부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포항제철보다 대일청구권 자금이 더 많이 투입됐고 강제 수탈과 징용·징병 피해자들의 피눈물로 일군 외환은행이 장물로 전락해 온 나라를 지난 9년간 들쑤셨던 것이 론스타 게이트다. 그런데 한국을 떠난 론스타가 또다시 2조5천억원을 돌려달라며 제기한 ISD 국제소송으로 한미 정부간 골칫거리다. 불상과 외환은행 두 사건 모두 공교롭게도 일본과 관계가 있어 참으로 기구한 운명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오는 18일로 예정된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론스타 문제가 주요 쟁점’이라고 ‘스스로’ 언급했다. 어떤 외환은행 매각비밀을 알고 있는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길 국민들과 함께 기대한다.

얽히고 설킨 불상과 외환은행을 둘러싼 주인 되찾기는 답이 나와있다. 장물이기 때문에 원주인에게 되돌려 주면 그만이다. 도둑놈이 훔친 물건의 주인이라고 우기는 것은 아무리 봐도 제정신이 아니고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부합치 않는다.     

“환지본처(還至本處)는 금강경(金剛般若波羅密經)에 나오는 용어로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중생들이 이승에서 본래 자신의 자리가 어딘지 몰라 좌충우돌 헤매는데 본래의 자리를 깨닫고 그 곳을 찾아 돌아가는 것이다. 물건이든 환경이든 인간이든 삼라만상 모든 것들은 본래의 모습을 찾을 때 비로서 아름다운 것이며 가치가 있는 것이다.” 부석사 불상과 외환은행을 되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숨가쁘게 뛰어온 변호사의 한결같은 말이다.

그동안 바쁘다고 무심했던 우리들에게 변호사의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마저 일으킨다. ‘모지라’ 별명을 갖은 변호사는 주변에서 불가능한 일을 쓸데없이 쫓아다닌다고 해서 지어줬다 한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도 ‘모지라’ 변호사의 손을 거치면 법원 가처분을 이끌며 어느새 현실이 되고 있었다. 놀라울 뿐이다.

이제 정치권과 신제윤 내정자 모두 본연의 책무로 돌아가 과거의 일들을 곰곰이 곱씹어봐야 한다.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은 없다. 어디서부터 뒤틀렸는지 찾아내고 국민만 보고 민생현장으로 돌진해야 한다. 그 곳을 찾아 돌아가면 답이 나와있다. 흉흉(洶洶)한 민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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