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셰익스피어가 품은 환상과 마법의 세계, 무대 위로>

국립극장 '한여름 밤의 꿈'·국립극단 '템페스트'

연극 '한여름 밤의 꿈'(ⓒSimon Annand, 사진제공=국립극장)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탄생 450주년을 맞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작품 안에는 유독 유령, 요정, 마녀 등과 같은 인물이 자주 등장한다. 이런 초현실적 존재를 빈번히 등장시켜야 할 만큼 셰익스피어의 시적 상상력은 거대하고 풍부하다.

그의 450번째 생일을 맞아 여러 기념 공연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가 품었던 상상과 허구의 세계를 오롯이 담은 연극 두 편이 차례로 무대 위에 오른다.

먼저 국립극장은 오는 25~27일 달오름극장에서 영국 연출가 톰 모리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형극단 '핸드스프링 퍼펫 컴퍼니'가 함께 만든 '한여름 밤의 꿈'을 선보인다.

'한여름 밤의 꿈'은 현실과 요정이 만나는 경계의 숲에서 일어난 한바탕 소동을 낭만적이고 몽환적으로 그려내는 작품. 셰익스피어의 상상력이 가장 잘 응축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연인들의 사랑이 고난을 겪지만, 요정들과 마법의 묘약 덕택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꿈 같은 이야기다.

특히 이번 작품은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연극 '워 호스'의 제작진들이 다시 뭉친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개막 3주 전 전회 공연이 매진됐다.

'워 호스'가 실제 살아 숨 쉬는 듯한 말 인형을 선보였다면, '한여름 밤의 꿈'은 추상화된 조각들로 관객을 마법 숲으로 초대한다. 국립극장 측은 "관객의 상상력을 높이고자 인형과 세트를 모두 단순화했다"며 "회화로 보자면 인상주의 혹은 초현실주의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셰익스피어 시리즈를 선보이는 국립극단은 다음 달 9~25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템페스트'를 올린다.

셰익스피어가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알려진 이 작품 안에는 셰익스피어가 인생의 끄트머리에서 얻은 모든 성찰과 필력이 담겼다. 마법을 통해 배신자 동생 일당에게 복수하려 하지만, 결국 마법을 스스로 버림으로써 삶의 축복을 누리는 마법사 프로스페로의 이야기다.

본래 작품 속 배경은 괴물과 정령이 사는 미지의 섬이지만, 이번 작품의 무대는 낡은 극장으로 꾸며진다. 어떤 것에도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공간이 현시대에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새로운 공간이 제시됐다.

국립극단은 "공간에 대한 고민은 곧 연극을 아우르는 주제와 긴밀히 연결된다"며 "인간의 태생적 고독, 인생사의 지난함, 그럼에도 삶을 지속해야만 하는 당위와 삶에서 포착되는 찬란한 환희가 바로 그것"이라고 부연했다.

프로스페로 역은 배우 오영수가, 괴물 캘리번 역은 개성파 연기로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는 오달수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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