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미 무역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외교 서한을 지난 13일 우리 정부에 발송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한 관세 복원 조치가 사전 예고된 외교적 압박의 성격으로 평가된다.
관련 업계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1차 수신인으로 한 서한을 전달했으며,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도 참고 수신자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 빅테크 차별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이 서한은 작년 11월 양국이 발표한 한미 공동 팩트시트의 무역 및 디지털 조항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팩트시트에는 “미국 기업들이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 디지털 서비스 정책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고, “위치·재보험·개인정보 포함 정보의 국경 간 이전 보장” 등을 약속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번 미국 측 서한은 특히 국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클라우드 보안 인증제도(CSAP) 등에 대해 미국 기업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워싱턴의 문제 의식을 전달한 공식 외교 문서로 해석된다.
▲ 규제 강화에 불만…“차별적 장벽” 인식 확산
실제로 미국 측은 작년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 당시에도 “거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자유로운 영업 환경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한국 내 규제 강화 움직임이 외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만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자국 플랫폼 기업에 부과되는 망 비용, 데이터 규제, 콘텐츠 삭제 의무 등의 정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팩트시트 취지에 반한다는 점을 공식화하고 나선 것이다.
▲ 트럼프의 관세 복원 조치…‘디지털 무역 협약’ 지렛대 활용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한국 국회가 양국 무역합의 이행을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에 대해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비록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미국 정부는 사전 서한을 통해 외교적 경고를 보낸 이후, 통상 압박 카드로 관세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은 한미 무역 팩트시트에서 디지털 통상 부문을 새로운 핵심 아젠다로 명문화했고, 이는 기존 상품 중심의 FTA를 넘어선 ‘차세대 무역질서’의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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