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누구를 위한 안심전환대출인가? '분통터진 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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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을 받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은행까지 와서야 자신이 신청 자격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도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기존의 대출이 고정금리대출이거나 정책자금대출, 2금융권 대출인 사람들이다. 연 3.8% 고정금리로 원리금 분할상환대출을 받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를 1억 5천만 원에 구입한 최 모(36)씨는 울분을 토했다.

"안심전환대출로 바꾸면 한해 이자만 180만 원을 아낄 수 있는데 은행 상담 과정에서 '고정금리라서 자격이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정부가 고정금리 분할상환대출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해 이를 따랐는데 정부 말을 믿은 나만 손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은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내집마련 디딤돌대출 등 기존에 정부가 지원했던 대출상품이 전환이 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 정책이라 믿고 대출을 받았는데 뒤통수 맞은 것 같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신한은행 장안동 지점 창구 직원은 "2%대 금리만 보고 상담하러 오셨다가 기존 대출이 금리 혜택이 있는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의 기금 대출이어서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얘기를 듣고 아쉬워하면서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서민들이 많이 사용하고 금리도 높은 2금융권의 대출상품이 전환이 안된다는 점도 서민들의 분노를 샀다.

 새마을금고 대출이란 이유로 전환이 안되었다는 한 네티즌은 웹상에서 "안심전환대출의 원래 목적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을 경감시키는 것 아니냐"며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새마을금고와 같이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2금융권은 제외해버리고, 1금융권인 시중은행 대출을 전환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격요건이 되어도 과중한 월 상환액이 부담되어 전환을 포기하는 대출자들도 있었다.

김 모 씨는 안심전환대출 신청 요건은 되지만 형편상 신청을 못 한 경우다. 김 씨는 "고정 금리 3.5%를 10년간 유지하고 만기에 일시 상환하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 현재 이자만 월 58만 원을 내고 있다"며 "안심전환대출을 관심 있게 알아봤는데 아무래도 매달 120만 원 정도로 늘어나는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예상대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출에 성공한 사람들이 정부가 의도한 '저소득, 서민'계층인지는 의문이다. 이자가 적다해도 거액의 월 상환액을 정한대로 부담하는 것은 중산층도 어려운 일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정부의 말만 믿고 고정금리 대출이나 정책 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어긋나 벌어진 일인 만큼 이들도 2%대 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안심전환대출의 요건 완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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