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토익 점수 안 나오면 수강료 돌려주는 마케팅... 고객이 편하게 지갑 꺼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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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마케팅, 지키지 못할 거면 약속하지 말아야

이력서의 필수 요소가 된 지 오래된 토익, YBM과 파고다, 영단기 등등 수많은 영어교육 업체가 난립한 가운데, 한 업체의 카피가 눈에 띈다. '목표 점수 미달시 100% 환급을 보장하고, 목표 점수를 달성하면 장학금을 지원하는' 홍쌤 토익이다. 서비스의 질은 수강해봐야 아는 것이지만, 점수가 안 나오면 수강료를 세이브하고, 점수가 잘 나오면 돈을 받는다는 광고는 귀가 솔깃하다. 적어도 점수도 안 오르고, 돈만 버리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이 같은 '보상' 정책은 어느새 마케팅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품질보증 판매제도'를 도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어, 서비스 사용이 불만족스러울 경우, 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리스크가 줄어들면 고객은 한결 편한 마음으로 지갑을 꺼낼 수 있는 법이다.

한편 판매자 측에선 고객 유입을 늘릴 수 있는 데다, 단골을 만들기에도 적합한 마케팅이다. 할인 없이 제품을 정가로 판매하므로 기존 고객의 불이익이 없어, 수시로 실시가 가능할 뿐 아니라, 보상 쿠폰 등을 통해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거나, 지나치게 까다로울 때, 혹은 고객 입장에서 보상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인식할 땐 오히려 기업과 브랜드의 가치가 하락하는 단점이 있다. 가령 폭스바겐의 경우 배출가스 조작 관련 보상을 미국 소비자에게만 제공한다는 의혹을 받아 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내 폭스바겐 피해 차량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은 "연비 조작과 관련해 집단 소송을 제기한 국내 고객에게도 북미과 똑같이 1000달러 상당의 '굿윌 패키지'를 제공하라고 폭스바겐 본사 법무법인에 공식 요구했으나 회신 시한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라며, 한국 고객에 대한 신뢰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앞서 폭스바겐은 지난 9일 미국과 캐나다 고객에게 굿윌 패키지란 이름으로 1인당 1000달러 상당의 보상을 약속했다. 1000달러 상당의 상품권과 바우처, 3년간의 무상수리가 포함됐으며, 아우디도 같은 보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에게만 약속된 보상이 이행되었고, 그 외 소비자에 대한 조치가 지연된 탓에 브랜드 이미지는 오히려 악화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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