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민생 외친 20대 국회 첫발 내디뎠는데, 개원 협상은 '헛바퀴'

국회 개원

제20대 국회가 30일 법정 임기를 시작했다. 4·13 총선 당선인 300명은 이날부터 국회의원 신분이 됐다.

회기(會期)가 바뀌면서 제19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법안 9천809건은 자동폐기됐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 국회로 출범했다. 전체 재적 의석 300석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이 122석으로 원내 2당으로 전락했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으로 원내 1당이 됐으며,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 등이다.

또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등 3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 16년 만에 3당 체제가 됐다.

여야 3당은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이날 각각 '1호 법안'을 발의하는 한편 지도부 회의와 의원 총회를 여는 등 공식 일정을 갖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20대 국회는 이번 4·13 총선의 민의를 받들어서 대화와 타협, 상생과 협치의 정신으로 일하는 국회, 생산적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두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발동을 예로 들며 정부·여당이 스스로 '상생과 협치'를 저버린 채 국정의 어려움만 가중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더민주가 지난 총선에서 경제를 심판하자고 했고, 이 경제 심판이 유권자들에게 받아들여져서 여당이 참패하는 결과를 낳았는데도, 정부·여당은 아직 인식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단순히 한 법안에 대한 재의 요구가 아니라 총선 민의에 대한 거부"라고 비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로부터 7일째가 되는 다음 달 5일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 5일이 일요일이고, 6일이 현충일이기 때문에 7일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첫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다.

의장단이 선출되면 곧바로 개회식이 열리고, 박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국회 개원연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으면 상임위원회 구성은 다음 달 9일 두 번째 본회의에서 의결된다.

여야는 지난 19일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한 대로 이 같은 원(院) 구성의 법정 시한을 준수하기 위해 이날 오후 새누리당 김도읍·더민주 박완주·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 실무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여야 협상은 1시간 만에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김도읍 수석부대표는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가 '시원시원하게 양보를 한다'고 해서 들어봤지만 (양보안이 없었다)"고 지적했고, 박완주 수석부대표는 "통 크게 양보했는데 양보한 것이 없다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맞섰다.

그동안 여야의 의석수 변화에 따라 국회의장은 더민주 출신이 맡고, 18개 상임위원장을 새누리당 8개, 더민주 8개, 국민의당 2개씩 배분하는 정도에서 여야간 절충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어왔다.

하지만 이날 새누리당 의총에서 여러 의원들이 "국회의장직을 양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나서 향후 여야간 원구성 협상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뿐만아니라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도 '법안·예산안의 출입구'로 불리는 운영·법제사법·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놓고 여당이 이를 모두 가져가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주장과, 법사위원장은 더민주가 맡아야 한다는 두 야당의 주장이 맞서는 형국이다.

재의 요구된 국회법 개정안의 자동폐기 여부와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적절했느냐는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원 구성 협상마저 진통을 거듭할 경우 20대 국회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각 출범'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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