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브렉시트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화 등이 상승압박을 받으면서 자국 경제 부양을 위한 중앙은행들의 정책 대응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통화가치 제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하면 통화전쟁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과 스위스 기업들은 브렉시트 결정으로 통화가치가 재차 급등하면서 다시 손실을 볼 위험에 처했다. 올해 들어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이익을 본 미국 기업들도 달러 강세 때문에 또다시 영업이익에 압박을 받을 위험에 직면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중앙은행들은 통화가치의 과도한 절상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WSJ는 지적했다.
특정 국가의 통화가치가 절상되면 해당국은 수출제품의 실질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에 비해 수출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일본과 유럽, 미국은행들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코먼웰스 외환중개의 오머 이지너 수석애널리스트는 "정책결정자들이 통화가치 상승으로 그들이 이뤄놓은 성과가 모두 망가지는데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의 개입이 정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모든 통화의 가치가 한꺼번에 약세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중앙은행들은 통화가치 강세에 베팅한 금융시장의 투기세력과 싸워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대표적인 실패사례는 일본이다.
일본 엔화는 올해 일본은행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는데도 급격히 절상됐다.
브렉시트 결정 전까지 달러화 대비 10% 절상된 엔화는 브렉시트 이후 엔화환율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00엔 이하로 떨어지면서 올해 달러화 대비 절상률이 18%에 이르게 됐다.
엔화 절상은 바로 일본 증시에 타격을 줬다. 일본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에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브렉시트 결정 당일 7.9% 폭락했다가 2거래일째 2.4% 반등했지만, 올해 전체로는 20% 추락했다.
대표적 수출기업인 캐논은 엔화가 달러화 대비 1엔 절상될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3천800만 달러 감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행은 엔화 절상을 막기 위한 개입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BoA메릴린치 외환투자전략 부문 대표는 "일본은행은 다음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완화를 할 것"이라며 "엔화가 여기서 더 상승한다면 큰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통화가치에 영향을 주는 중앙은행의 정책이 바닥난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책당국자들은 일본은행이 엔화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행동할 수 있다고 거듭 말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다라그 마허 HSBC 미국 외환투자전략부문 대표는 "일본은행은 개입이 도움될 것인지 판단해야 할 것 "이라며 "그들은 자신감을 느끼고 싶어 하지만, 아직 개입이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이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스위스 중앙은행도 스위스프랑화 강세를 통제하는 데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브렉시트 결정 당일 스위스프랑화에 대한 강한 절상압력에 직면해 통화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 통화 당국 중에는 가장 처음으로 명시적인 대응조치를 개시했다.
이에 따라 스위스프랑화는 지난 2거래일간 유로화나 달러화 대비 약세를 유지했지만, 올해 전체 기준으로는 여전히 절상된 상태다.
페터 로젠슈트라이히 스위스쿼트뱅크 수석투자전략가는 "전체적으로 스위스프랑화에 자금이 몰리는 시장 추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근소한 효과만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 수출업체의 이익에 위협이 되고 있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상화 행보에 부담이 되고 있다.
16개 국가 통화 대비 달러화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WSJ 달러인덱스는 올들어 브렉시트 전까지 5.6% 떨어졌지만, 지난 이틀간 2.8% 반등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수출업체들이 2분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이런 전망은 재조정될 수 있다.
연준은 환율목표치는 없지만, 달러화 강세를 경제성장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목해왔다.
브렉시트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매우 낮게 추산하고 있으며,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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