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조선업 올해 실업자 5만명 추산···"추경늦어지면 구조조정 실패 가능성"

조선업계

지난 6월 경남 지역의 실업자는 6만9천명을 기록하며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만명이 늘었다.

실업률은 3.9%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포인트 상승, 전국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울산(3.6%), 전북(2.3%) 등도 실업률이 0.4%포인트와 0.9%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월보다 전북의 실업자는 1만명, 울산은 2천명 각각 증가했다.

조선업이 밀집한 경남과 울산, 전북 지역의 실업자 수만 1년 전보다 3만2천명 늘어난 셈이다.

8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구조조정 여파로 거리로 쫓겨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하면서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한 추경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실제 올해 추경안 중 국가채무 상환(1조8천억원)을 제외한 세출 확대 9조8천억원 중 대부분이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배정됐다.

정부는 추경을 편성하면서 최우선으로 현재 진행형인 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대량실업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선업 구조조정 상황이 악화할 경우 대량실업이 발생하고 그 여파에 따라 취약계층의 경우 생계를 위협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11개 조선사와 협력업체의 고용조정 규모는 2015년 말 대비 2017년 말까지 5만6천명에서 6만3천명 규모로 추정된다. 올해만 5만명의 실업자가 생겨날 것이란 분석이다.

조선업의 직접적인 실업자 외에 지역 경기 악화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 및 중소상공인을 고려하면 실업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이미 올해 들어서 경남과 울산 지역의 실업률은 지난 6월까지 6개월 연속, 전북 지역은 2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추경안에서 고용유지 및 전직·재취업 촉진 등 조선업 종사자 고용안정 지원에 2천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조선업 핵심인력을 대상으로 한 휴직·휴업수당, 직업훈련 확대, 숙련인련의 관련 업종 이직을 위한 교육, 중소기업 기술사업화 프로젝트 제공, 비숙련인력 전직훈련 및 해외취업지원 등이 모두 추경 편성만을 기다리고 있다.

예를 들어 핵심인력 휴직·휴업수당 일 지원한도를 4만3천원에서 6만원으로 올리고 1천명 미만 기업의 직업훈련비 단가를 100% 상향 조정키로 했지만 추경안이 집행되지 않으면 지원이 불가능하다.

청년층 일자리 사정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청년실업률은 올해 2∼5월 4개월 연속 매달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6월에는 10.3%로 1999년 6월(11.3%) 이후 17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정부는 추경안에서 4천억원을 투입해 청년 맞춤형 일자리를 3만6천개 가량 확충하기로 했다. 추경안이 통과돼 하루빨리 예산이 투입돼야 청년층 고용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지적이다.

비단 일자리 예산뿐만 아니라 조선업 구조조정을 위한 선박건조 확대 역시 차질이 불가피한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추경안에 1천억원을 반영, 관공선과 해경함정, 군함 등 총 61척의 선박을 신규 발주, '수주절벽'에 놓인 조선업을 측면지원하기로 했다.

문제는 9월 중에 조달계약 요청을 한 뒤 사전규격공개, 입찰공고 등을 거쳐 10월까지는 계약이 체결돼야만 연내 선급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기가 늦어지면 조선업 신규물량 발주라는 효과가 떨어지게 돼 이 과정에서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중소조선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

구조조정에 따른 자본확충을 위해 수출입은행에 1조원을 현금출자하는 방안도 시급을 필요로 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수은은 총자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9.89%로 떨어졌다. 총자본비율이 10% 아래로 내려가면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자본확충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당초 정부는 수은에 1조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추진하다가 추경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현금출자로 방향을 틀었다. 조속히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추경안 집행이 늦어지면 수은이 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다시 현물출자를 추진해야 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책정한 2조3천억원의 추경재원도 늦어질수록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앞서 정부는 추경안을 발표하면서 조선업 위기로 침체된 지역을 위해 관광산업 육성 및 융자지원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기와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안정자금(4천억원)과 신성장기반자금(3천억원) 등도 편성했다.

지자체들은 지방재정 보강을 위해 편성된 지방교부세 1조8천억원도 하루빨리 교부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추경을 통해 확대되는 지방교부세는 지방재정을 직접 확충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지방교부세로 신규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 사업의 예산을 증액시키기 위해서는 자체 추경안 편성을 통해 지방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증액된 지방교부세를 조기 교부할수록 지자체가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효과가 극대화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 예산이 지연돼 집행까지 늦어지면 효과가 너무 떨어지는 만큼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면서 "가장 타격을 입는 것은 구조조정인데, 추경 집행이 늦어지면 구조조정 자체가 안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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