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추경·청문회 줄줄이 불발…20대 국회도 민생은 뒷전

국회

8월 임시국회의 최대 쟁점인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 개최가 줄줄이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3당이 추경 처리와 청문회 개최에 합의했지만, 당리 당략에 '대국민 약속'을 뒤집는 구태를 제20대 국회도 반복한다는 비판이 불가피해졌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추경 심사는 19일로 사흘째 파행했다. 종합정책질의를 마치지 못해 소위원회 심사는 손도 못 댔다. 오는 22일 처리는 사실상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새누리당에 추경안 처리를 24일로 미루는 방안을 타진했으며, 국민의당은 26일 처리가 가능하다는 게 내부 방침이다.

예결위 파행은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을 청문회에 부르자는 야당의 주장과 여당의 반대가 맞선 탓이다.

새누리당은 최 의원과 안 수석을 증인으로 부르려는 의도가 이들에게 망신을 주거나 박근혜 정부에 타격을 입히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진전을 보지 못하는 증인채택 협상과 별개로 여야의 '선(先) 추경, 후(後) 청문회' 합의에 따라 시급한 추경부터 통과시키자는 게 새누리당 입장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은 타이밍을 놓치면 죽지만, 청문회는 그것과 관계없이 살아있는 것"이라며 예결위 재가동을 촉구했다.

그는 22일 추경 처리가 무산되면 "(내년도) 본예산으로 돌려서 예산 편성을 다시 하는 길밖에 없다"고 '추경 포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야당의 연계 전략에 추경 처리가 애초 염두에 뒀던 12일에서 19일로, 다시 22일로 늦어진 데 이어 이마저 넘길 경우 추경의 경제적 효과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은 "정치 쟁점과 연계해 추경 심사가 파행하는 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마저 저버리는 행위"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싸잡아 추경의 발목을 잡는 '반(反) 민생 정당'으로 몰아가는 데 대해 두 야당은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최 의원과 안 수석 등 '정권 실세'를 지키려고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 사태를 얼렁뚱땅 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또 야당의 증인채택 요구를 한사코 반대하는 것은 이와 연동될 수밖에 없는 추경에 별로 의지가 없다는 방증이라는 게 두 야당의 주장이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당은) 마이크만 잡으면 급하고, 마이크가 없으면 느긋하다"며 새누리당이 협상에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정부·여당이 증인채택 협상을 빌미로 추경 무산을 유도하고, 그 책임을 야당에 돌리려는 '프레임'을 짠 게 아니냐고 우 원내대표는 지적했다.

김현미 예결위원장은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추경 포기는) 야당 원내지도부 협박"이라며 "예결위는 추경안 철회에 동의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 역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문회 날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증인채택 협상이 추경 전에 이뤄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당이 이번에도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입장을 절충해 중재를 시도할 가능성도 감지된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새누리당 지도부를 접촉해 일부 증인만 합의하고 예결위를 정상화하는 제안을 했다고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증인이 오늘이라도 합의된다면 어차피 후(後) 청문회니까 9월 초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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