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부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업계 불만 표출···"자구안 요약 정리 수준 그쳐, 새로운 내용 없다"

조선업

생존 자체가 불확실한 대우조선해양이 31일 정부가 발표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또 다시 살아남게 되면서 업계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국내 조선 '빅3' 중대우조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반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위기의 근본 원인인 공급 과잉 해결 방안이 전혀 담기지 않은 원론적인 대책에 그쳤다며 강한 불만감을 비췄다.

지난 8월 말에서 두 달이나 연기된 끝에 이날 정부가 발표한 내용이 여태까지 조선 3사가 추진해오던 자구안을 요약 정리한 수준에 그치는 등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대우조선은 상선 등 경쟁력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효율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주인 찾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 3사가 회사별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경쟁력 있는 분야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유망 신산업을 발굴토록 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이러한 내용은 '빅3' 중 대우조선의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내용을 담았던 맥킨지의 컨설팅 보고서는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데 그친 것이다. 정부의 제안으로 시작된 맥킨지 컨설팅에는 '빅3'가 각각 수억원의 비용을 부담했으나 비용과 시간만 낭비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정부 발표에 앞서 3사가 '서명'한 최종 보고서가 도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보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맥킨지의 '국내 조선 3사 매출 전망'을 인용해 2011~2015년 3사 평균 100조원에 달했던 매출이 올해와 내년도 수주급감의 영향으로 2018~2020년에는 각각 46조원, 38조원, 41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맥킨지가 한국 주력 선종의 2016~2020년 발주량(163억달러)은 과거 5년(476억달러)의 34%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내용을 인용했다.

이날 발표에 대해 대우조선은 일단 안도하면서, 다음주 확정될 예정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의 자본확충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을 일단 정상화한 뒤 주인을 찾아줘서 팔겠다는 정부 발표는 다시 말해 지금 위기를 어떻게든 버텨서 넘겨보겠다는 것으로 구조조정은 결국 다음 정부의 몫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두 회사는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맥킨지 컨설팅은 왜 한 건지 모르겠다"며 "메스를 댈 곳에 약처방만 하고 넘어가면 제대로 된 치료를 못 해서 장기적으로 더 마이너스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1년 반 전에 서별관회의에서 4조2천억원을 대우조선에 집어넣자고 한 것도 회의적인 결론이 났는데, 이번 처방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대우조선 때문에 3사가 다 어려워지는 결과가 생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체적인 정부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새롭거나 특별한 내용이 없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었다. 2018년까지 조선 3사의 도크 수를 23% 축소(31개→24개)하고, 직영인력 규모를 32% 축소(6만2천명→4만2천명)한다는 계획은 기존에 3사 자구안에 이미 포함된 내용이라는 것이다.

이중 대우조선의 직영인력을 2018년까지 5천500여명(41%) 감축하겠다는 계획은 연내 희망퇴직과 분사를 통해 3천명이 줄어드는 것과 향후 3년간 정년퇴직 인원 1천500명, 특수선 사업부 분할 시 약 1천명의 인원을 합한 숫자로 추정된다.

조선사별로 비핵심사업과 비생산 자산의 매각 또는 분사, 자회사 매각, 유상증자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이미 자구안에 포함된 것들이라는 지적이다.

또 조선 3사 부실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받아온 해양플랜트와 관련해서도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수익성 평가를 대폭 강화해 과잉·저가 수주를 방지한다"는 원론적인 대책에 그쳤다. 대우조선의 해양사업은 '점진적 축소'로 결론냈다.

다만, 정부 발표 중에서 내년에 조선 3사 공동으로 해양플랜트 설계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은 해양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2019년까지 선박 평형수가 필요없는 신개념 선박의 핵심 기술을 개발한다는 내용은 업계에서 '수주절벽' 돌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정부가 현 수주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까지 11조원 규모, 250척 이상의 선박 발주를 추진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는 반응이 엇갈렸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금 워낙 발주가 없으니 대형선이 발주되면 일부 도움은 될 것"이라고 했으나, 다른 업체 관계자는 "대우조선 살리기를 위해 없는 선박까지 다 끌어와서 발주하면 조선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공선박 발주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요청한 것들로 정부가 발주하면 어느 회사가 수주할지 모르고, 상당 부분은 중견·중소 조선소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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