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檢, 안종범 前수석 내일 피의자 소환…최순실 혐의 부인 일관

'미르·K재단 사태 핵심' 안종범

현 정부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미르·K스포츠 재단의 모금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2일 소환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일 오후 2시 안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1일 밝혔다.

청와대 선임수석으로 '왕수석'으로 통했던 안 수석은 대기업들이 내놓은 거액의 기금을 토대로 설립된 미르·K스포츠 재단이 청와대와 연관돼 있으며, 기업들에 기부를 사실상 강요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앞서 재단과 모금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대기업 관계자 등을 잇달아 불러 조사하면서 설립 및 모금 과정을 확인했다. 대기업 중에는 롯데와 SK그룹 측 관계자가 참고인으로 소환조사를 받았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두 재단에 45억원을 출연하고도 다시 추가 출연을 요청받아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내놨다가 돌려받았다.

SK그룹은 K스포츠재단에서 80억원 출연 요구를 받았다가 거절했는데, 당시 명목은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 예산 지원'이었으나 독일에 최씨가 세운 '비덱(Widec) 스포츠'가 운영을 맡는 구조였다는 재단 내부 관계자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안 전 수석과 최씨의 지시를 받아 SK에 80억원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경련에서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승철 부회장도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의 연관성을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구체적인 혐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법조계에서는 '제3자 뇌물제공'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3자 뇌물제공 혐의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할 때 적용된다.

일부 언론 보도처럼 안 전 수석이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직위에서 모금 작업에 관여해다면 포괄적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검찰은 전날 자정께 긴급체포한 최순실씨를 상대로 이틀째 조사를 이어갔다.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밤을 보낸 최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검으로 호송됐다. 검찰에 처음 출석할 때와 똑같은 사복 차림이었다. 교도관들에게 둘러싸여 고개를 숙인 채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조사는 오전과 오후 형사8부(한웅재 부장검사)가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의혹을 추궁하고 이어 저녁부터는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가 투입돼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의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한 것이다.

하지만 최씨는 제기된 혐의 대부분을 줄곧 부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물증으로 관심을 모은 태블릿PC 복구 작업을 마무리하고 저장된 파일 자료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태블릿PC가 김한수 청와대 선임행정관에 의해 처음 개통됐으나 이후 최씨가 줄곧 사용해온 것으로 잠정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씨는 여전히 태블릿PC를 사용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체포 시한이 끝나는 내일 오후 늦게까지 최씨를 조사하고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최씨가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면서 "조사할 내용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 정부에서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씨와 관련설이 꾸준히 제기된 광고감독 차은택씨는 곧 중국에서 귀국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차씨가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중국에서 귀국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차씨가 실소유했거나 대표를 지낸 아프리카픽쳐스와 엔박스 에디트, 플레이그라운드 등 세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들 회사는 차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현대차와 KT 등에서 광고 업무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또 차씨가 거래한 은행 8곳을 압수수색해 금융거래 내역을 대거 확보했다. 검찰이 최씨에 이어 차씨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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