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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정치권의 재벌압박으로 재계 중심축 옮겨지나

윤근일 기자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의원단과 당원들이 6일 오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전경련 해체, 정경유착 척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6.12.6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국정조사를 수행중인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6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등 주요 재벌 총수들을 상대로 청문회를 가졌다.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기부 등을 대가로 이뤄진 재벌 기업들의 '검은 뒷거래'를 캐내는 데 주력했다.

여야 의원들은 대기업 중심 경제단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대한 해체를 압박하며 삼성 이 부회장에 대해선 전경련에 대한 지원금을 끊어야 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의 이같은 질의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고 “향후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번 출연금 논란에서 전경련이 해체 목소리가 커진 것에는 박 대통령 측과 기업 간에 이뤄진 일련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암묵적 청탁이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전경련를 통해 자사의 관련 사업을 정책에 반영해달라고 꾸준히 민원을 제기했고 일부 회사는 수사, 세무조사, 사면 등에서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혜택 또는 불이익 회피를 기대하며 큰돈을 내놓았으므로 부정한 청탁을 매개로 한 뇌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재벌 중심 경제단체인 전경련도 공범이라며 “전경련이 청와대와 재벌을 잇는 불법뇌물 모금책 역할을 자임했고 이미 어버이연합에 관제시위 자금을 지원해준 혐의를 포함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는 불법집단”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전경련에 대한 회원사들의 외면은 시작됐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전력, 인천공항공사 등 주요 공기업 9곳은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지원 논란에 이어 미르- K스포츠재단 설립을 둘러싼 정치권과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자 탈퇴 신청했다.

전경련 회장단들이 가지는 회의에서도 주요 대기업 회장들의 참여도 수년전부터 뜸해졌다.

전경련의 회장단 회의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로 구성된 전경련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 들어 전경련의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참여는 뜸해졌고 공개로 해온 회의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그만큼 전경련 회장을 선임하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 기존에는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돌아가며 맡아온게 전례였지만 최근들어 마지 않아 맡는 추세로 이어지면서 내년 임기를 마치는 허 회장의 후임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

일각에서는 전경련이 자신과 함께 재계를 대표하는 양대 축인 대한상공회의소에 흡수될 수 있다는 방안과 싱크탱크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 안 밖에서 전경련에 대한 해체 혹은 지원금 중단 압력이 높아지는 만큼 추락한 향후 행보를 모색하기 위한 전경련의 고민은 깊어져가고 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전경련 해체하라는 요구가 있다“고 언급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질의에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있다는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전경련 해체는 제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경련이 주최한 리셉션과 달리 국회의원 300명중 160명이 참여할 정도로 성황을 이뤄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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