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軍 "대대장이 폭음통 소모 지시…화약 5㎏ 바닥에 버려"

"이것이 폭음통"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육군 53사 정영호 헌병대장이 1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의 한 군부대에서 폭발사고를 일으킨 폭음탄 1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16.12.14

울산 군부대 폭발 브리핑서 "중사가 불법해체 주도…소대장·사병이 도와"
지나던 병사들이 삽·갈퀴 등 접촉해 정전기로 폭발한 듯…고막 파열 4명 확인

13일 발생한 울산의 예비군훈련부대 폭발사고는 장병들이 훈련용 폭음통 약 1천600개의 화약을 분리, 바닥에 버려둔 것이 갈퀴나 삽 등 철재도구에서 발생한 정전기와 만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휘관인 대대장은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폭음통 소모를 지시했으며, 탄약관리를 담당하는 부사관 등 6명의 장병은 모두 5㎏가량의 화약을 바닥에 버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53사단 헌병대는 1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이번 사고 원인과 수사 계획 등을 설명하는 브리핑을 열었다.

정영호 헌병대장(중령)은 "사고 후 '12월 1일 장병들이 훈련용 폭음통 화약을 분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 이 부대 탄약관인 이모 중사 등을 추궁했다"면서 "이 중사는 처음에 '부대 도로 등에 던져서 폭약통을 소모했다'고 허위 진술했으나, 이후 '화약을 분리해 바닥에 버렸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정 대장은 "이 중사는 훈련일지에 폭음통을 제대로 소모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뒤 정보작전과장에게 '탄약 검열에 대비해 폭음통을 소모해야 한다'고 알렸다"면서 "이런 보고를 받은 대대장은 폭음통의 폭발력 등 위험을 알면서도 '비 오는 날 여러 차례 나눠서 소모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대장이 폭음통 화약을 분리해 버리는 방식을 알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헌병대는 밝혔다.

훈련용 폭음통은 길이 5㎝, 지름 1.5㎝ 크기에 7㎝짜리 도화선이 달린 교보재로, 불을 붙여 던지면 포탄이나 수류탄이 터지는 소음을 낼 수 있어 각종 군 훈련에서 사용된다.

헌병대에 따르면 이 폭음탄 1개에는 3g가량의 저성능 화약이 들어있다.

이 화약은 25m 떨어진 곳에서 터질 때 103㏈의 소음을 들을 수 있는 수준의 폭발력을 지닌다. 불을 붙이면 초당 400m를 타고 들어가는 성질을 가졌다.

헌병대 설명을 종합하면, 이 중사는 11월 말 부대 참모인 정보작전과장에게 폭음통 소모가 급하다고 알렸고 이는 대대장에게 보고됐다.

대대장은 "위험이 없도록 비 오는 날 소모하라"고 지시했으나, 이 중사는 폭음통을 일일이 터트리는 대신 화약을 따로 분리해 폐기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중사는 부대 소대장에게 도움을 청했고, 소대장은 12월 1일 시가지 전투장 내 한 구조물 옆에서 사병 4명의 도움을 받아 폭음통 1천600여 개의 화약을 추출해 바닥에 버렸다. 당시 이 중사는 근처에서 다른 볼일을 봤다.

약 5㎏의 화약이 바닥에 흩어져 방치된 셈이다.

이런 사실이나 위험성을 모르는 병사들이 13일 오전 낙엽 청소 후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전투장 옆으로 지나는 길은 비포장인 데다 내리막길이어서 병사들은 열을 맞추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했다.

이때 손에 들고 있던 갈퀴나 삽 등이 바닥을 긁었거나 충격하면서 정전기가 발생, 다량의 화약에 점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현장에 있던 병사들은 섬광, 열기, 충격파를 느끼고 쓰러졌다.

헌병대는 "지휘관인 대대장을 비롯해 정보작전과장, 소대장, 탄약관 등을 모두 조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육군이 6명이라고 발표했던 부상자는 10명으로 늘었다. 군은 4명의 고막 파열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발목 골절과 안면부 화상으로 중상자로 분류됐던 이모(21) 병사는 발가락 3개가 절단됐다고 군은 밝혔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국민의 힘 한동훈 제명 확정…계파 갈등 고조

국민의 힘 한동훈 제명 확정…계파 갈등 고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공식 제명됐다.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강도 징계가 현실화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과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1심 징역 1년8개월…통일교 금품수수만 유죄

김건희 1심 징역 1년8개월…통일교 금품수수만 유죄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실형을 선고받았다.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다른 주요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으며 특검 구형의 일부만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급격히 냉각됐던 한미 통상 관계에 숨통을 틔워주

미국, 韓에 ‘무역 합의 이행’ 사전 촉구 서한…사전 경고 성격

미국, 韓에 ‘무역 합의 이행’ 사전 촉구 서한…사전 경고 성격

미국이 한미 무역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외교 서한을 지난 13일 우리 정부에 발송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한 관세 복원 조치가 사전 예고된 외교적 압박의 성격으로 평가된다. 관련 업계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1차 수신인으로 한 서한을 전달했으며,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

李대통령 “부동산 거품 반드시 바로잡아야"…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재확인

李대통령 “부동산 거품 반드시 바로잡아야"…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비정상적으로 부동산에 집중된 자원 배분의 왜곡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눈앞의 고통이나 저항이 두렵다고 해서 불공정과 비정상을 방치해선 안 된다”며 정책 추진에 대한 ‘원칙주의’ 기조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