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칼럼]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

예술의 세계에서는 조화와 균형이 아름다움을 묘사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음악세계에서는 화음이 잘 어우러져야 하고 미술의 세계에선 형태와 색채가 조화와 균형을 잘 이루고 있어야 한다.

이런 조화와 균형의 미는 정치의 세계에서도 거의 그대로 통용된다. 정치권력은 여러 주체가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독재자나 전제군주의 횡포를 막을 수 있고, 권력의 독주방지에 의하여 국민의 권리가 잘 보전될 수 있다. 존로크의 권력분립론이나 몽테스큐의 3권분립론이 그래서 나오게 되었고, 현대민주주의 국가는 대개 이런 권력분립을 기본구조로 하여 정치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당체제는 이런 면에서 볼 때 권력이 적절하게 나누어져 있는 구조라고 할 수도 있다. 오랫동안 양당체제에 젖어 오다 보니 지금의 4당 체제가 어색하고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세히 분석해 보면 정당간의 권력나누기는 그럴듯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1당인 여당, 더불어 민주당은 진보적 색채가 강한 정당이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보수성향이 상당히 강한 정당이다. 그 중간에 있는 국민의 당과 바른정당은 중도적 색채를 분명하게 표방하고 있다. 그리고 세 정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하였거나 대통령후보로 출마하였던 홍준표, 안철수 전의원들이 정당의 대표를 다시 맡게 되었다. 이렇게 보면 나름대로 정당간의 권력분립과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게 된 셈이다.

민주주의는 본래 견제와 균형을 바탕으로 하여 유지되어 간다. 한국정치사에서 우리가 오랫동안 경험하여 온 집권 여당의 권력독주는 야 3당이 힘을 합치면 이를 상당부분 견제할 수 있다. 경제발전기에 독주하던 보수정당은 이제 야당으로 변하였다. 여당이 진보정당에 가깝고 야당은 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가운데 두 개의 소수야당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면 여당정책이 너무 진보 쪽으로 기울어지면 국민의 당과 바른 정당이 이를 견제하고, 또 바른 한국당의 활동이 너무 보수 쪽으로 치우치면 또한 이를 제지할 수 있다. 말하자면 중도실용주의를 표방하는 국민의 당과 바른 한국당이 정책의 균형자 역할을 하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균형자로서의 역할은 국민의 당과 바른 한국당이 긴밀한 협렵체계를 유지할 때만 가능하다.

두 정당이 조직상의 독립성은 유지하지만 정책연대만 잘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정책이 한 쪽으로 너무 기울어지는 경도현상은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한국정치가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는데 두 정당은 소수당이지만 그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 시점이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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